<사설>돈잔치 교육감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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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문은 끝내 사실로 드러났다.선거전부터 거금 거래설이 나돌던서울시 교육감선거에 무려 3억원이나 되는 돈이 6명의 교육위원들에게 현금다발로 건네졌다는 수사발표를 보면서 국민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몇년내 사정(司正)바람이 불 어제쳤는데 도대체 그 결과가 무엇인지,이권부서도 아닌 교육감선거에 어째서 그토록 많은 돈이 거래될 수 있는지,이러고도 교육이니 개혁이니할 수 있는지 한심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수도 서울시의 교육감선출이란 한국교육의 대부분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일이다.학식과 덕망.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물을 뽑게 돼있다.그러나 결과는 뽑는 사람이나 뽑히는 사람 다수가 돈잔치를 벌였으니 이러고도 우리 교육이 잘 될 수 있겠 느냐는 한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본란에서 거듭 강조했듯 교육감선출을 제대로 하려면 인간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다.악의가 스며들지 못하게 제도적 장치를 해야 한다.교육위원.교육감 선출방식 모두를 바꿔야 한다.이미 교육개혁위가 대안을 제시한바 있지만 몇가지 사항이 추가돼야 한다. 현행 교황선출방식에서 후보추천제로 선출방식을 바꾸면서 후보대상에서 교육위원을 제외해야만 같은 비리가 반복되지 않는다.서울시 경우 현재 25명의 교육위원이 교육감을 뽑는다.이중 한 교육위원이 후보로 나선다면 인지도도 높지만 자신의 한표까지동시에 행사하는 특권을 지닌다.이번 선거에서도 1표차로 당락이바뀌었다.1명의 교육위원이 24명중 특별히 몇명만 「관리」하면덕망있는 교육자가 후보로 나선다 해도 결과는 너무 뻔하다.이런이유로 교육위원이 교육감 후보로 나 설 수 없도록 자격제한이 필요하다.
교개위 개혁안에는 현재 25명의 교육위원 숫자를 절반이하로 줄이기로 돼있다.이대로라면 「매수 가능한」 교육위원이 12명이니 비리는 더욱 쉽게 확산될 수 있다.이번 교육감 선출비리를 교훈삼아 적어도 교육에 관한한 비리는 없다는 모범 을 보여줄 교육위원.교육감 선출방식이 새롭게 자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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