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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쌍방울 김기태.한화 장종훈 묘한 인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김기태(쌍방울)와 장종훈(한화)은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잘 나갈땐 같이 잘 나가고 그렇지 않을 때도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는다.
91년 국가대표 4번타자라는 화려한 명성을 등에 업고 김기태가 쌍방울에 입단,신인 최다홈런을 기록했을때 「미완의 대기」로불리던 장종훈은 당시 최다인 35개의 홈런을 터뜨려 홈런왕에 올랐다. 이듬해 김기태가 31개의 홈런을 기록하자 장종훈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41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2연패를 달성했다. 93년엔 장종훈이 17개의 홈런에 그치자 김기태는 잦은부상으로 9개의 홈런밖에 기록하지 못했다.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장종훈과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기태의 대결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비록 대체적으로 장종훈이 우세하긴 했지만 김기태는 94년 홈런왕에 올라 빚을 갚기도 했다.
지난해 둘은 홈런부문에선 경쟁하지 못했지만 장이 출루율 1위,김기태가 2위에 올랐고 장타율에서도 장이 1위,김기태는 3위에 올라 다정한 라이벌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연봉도 국내 타자 가운데선 둘만이 억대연봉(김기태 1억1백만원,장종훈 1억원)을 받고 있다.
장은 김기태의 스윙을 최고의 스윙이라고 격찬하고 김은 장종훈의 파워를 최고라고 치켜세운다.올해도 둘은 비슷한 시즌을 지냈다. 시즌 중반까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별다른 공헌을 못하다종반전에 접어들며 무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것.김기태는 지난주 4할5푼의 타율로 쌍방울의 12연승을 이끌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고 장종훈 역시 3할4푼6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이제 이들은 다시 경쟁을 벌여야 할 때를 맞았다.개인기록 경쟁은 의미가 사라졌지만 플레이오프 직행을 향한 팀경쟁이 남아 있다.개인기록을 놓고 벌이던 지금까지와 달리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직행여부에 자존심을 건 선의의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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