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 미술관서 '야수파' 특별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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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텔아비브 미술관에서는 20세기 미술운동을 정리하는 첫 전시로이곳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과 어울리는 야수파 특별전을 열고 있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루시』를 뒤로 하고 2층 전시실로들어가면 파리 살롱 도톤전이 열렸던 1905년부터 1908년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20세기 미술사의 출발을 알린 야수파를 만날 수 있다.이 미술관 소장품뿐 아니라 파리 퐁피두 센터,워싱턴 내셔널 갤러리등 세계 유수 미술관과 개인소장가들로부터 빌린명작들이 모두 있어 한자리에서 야수파의 정수를 경험할수 있다.
야수파는 자연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던 이전의 그림들과 달리 밝은 색을 자의적으로 구사하는 파격으로 20세기 미술의 장을 열었다.앙리 마티스가 중심이 된 귀스타프 모로 그룹과 파리 근교의 샤투에서 함께 작업한 앙드레 드랭과 모리스 드 블라맹크를 일컫는 샤투 그룹,그리고 조르주 브라크와 라울 뒤피.에밀 오통프리에츠등으로 이루어진 르 아브르 그룹등 세 그룹으로 나누어진다.여기에 독자적으로 작업한 네덜란드 출신 키스 반 동겐이 포함된다. 이번 전시는 이 모든 그룹에 속한 작가 10명의 작품1백여점이 걸려있다.
전시는 초기 야수파를 이끌었던 모로 그룹의 작품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속한 작가는 마티스와 앙리 맹귄.알베르 마르케.샤를카모엥이다.
야수파는 19세기 조지 쇠라.폴 시냐크로 대표되는 점묘파와 반 고흐.고갱등 후기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맏형격인 마티스의 작품에서는 점묘파의 영향이 두드러진다.그가초기시절 그린 『노트르담 성당』을 보면 시냐크처럼 정교하지는 않지만 짧은 붓 터치의 점으로 형태를 이루는 점묘파 기법을 발견할수 있다.
두번째로 이어지는 샤투 그룹은 코발트색과 주홍색을 즐겨썼던 드랭과 블라맹크.드랭은 마티스와 함께 평면적이면서도 색대비가 강렬하게 드러나는 고갱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드랭의 대작 『댄스』가 이같은 특징을 잘 보여준다.
고갱이 머물며 그렸던 남태평양 타히티의 원시적 분위기에 현란한 색대비가 시선을 자극한다.
블라맹크는 다른 작가들처럼 초기엔 고흐,후기는 세잔의 영향을받았다.강렬한 붓 터치가 역동적인 표면을 이루던데서 1907년세잔 전시를 본후 블루톤의 색과 안정적인 형태로 바뀐다.
브라크와 뒤피.프리에츠로 이루어진 르 아브르 그룹은 세 그룹가운데서 가장 늦은 1906년부터 야수파적인 작업을 했다.
풍경을 많이 다루었던 다른 야수파 작가들과는 달리 파리에서 독자적으로 작업했던 키스 반 동겐은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그렸다.
31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점묘파와 고흐.고갱의 영향으로일기 시작해 세잔의 등장으로 막을 내린 야수파의 일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텔아비브(이스라엘)=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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