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수교 4년 인식差 극복등 과제 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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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와 중국이 공식 국교를 수립한지 24일로 4주년을 맞았다.양국은 정치.외교.통상.문화등 각 분야에서 실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양국 관계의 현주소는 지난 4년간 여섯차례나 열린 정상회담이 단적으로 말해준다.
외무장관 회담만도 모두 16차례 열렸다.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리펑(李鵬)총리.차오스(喬石)전인대상무위원장등 중국의 최고실력자 3인이 모두 방한하기도 했다.
민간차원의 인적 교류도 급신장세다.수교 첫해인 92년 연간 9만명에 불과했던 양국민의 상호왕래가 지난해에는 48만명(한국인 방중이 40만명)을 넘어 5배이상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상하이(上海).칭다오(靑島)에,중국은 부산에 각각총영사관을 설치했다.또 양국 수도인 서울과 베이징(北京),부산과 상하이,인천과 톈진(天津)이 각각 자매결연하고 있다.
양국 관계의 발전도를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것은 역시 통상분야.92년 수교 당시 교역규모가 64억달러였으나 지난해 교역규모는 1백65억달러를 기록했다.연말까지 총교역액이 2백억달러를상회할 전망이다.중국은 이제 한국의 세번째 교역 상대국이며 중국측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일본.홍콩 다음의 네번째 교역국이다.한.중 양국이 이처럼 획기적 관계개선을 해왔지만 극복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우선 중국은 우리와의 관계개선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등거리외교로 요약되는 대( 對)한반도 정책기조를 고수하고 있다.중국은 한반도 안정과 영향력 확대라는 차원에서 북한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같은 남북한 등거리외교가 수정되기까지는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국의 경협도 상당부분 벽에 부닥쳐있다.양국간 합의된 5개 산업협력 분야중 중형 항공기 공동개발사업은 끝내 결렬됐으며 원자력분야 협력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제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은 동북아지역 안정은 물론 향후아시아.태평양지역 장래의 관건이 되고 있다.향후 양국 관계는 지금까지의 양적 발전보다 기본적 인식차를 메워나가는 질적 발전이 긴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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