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영재 교육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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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원 진학 여부는
적성·소질을 보고 결정하라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우리아이도 영재교육원에 진학할 수 있나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상담해 보면 대부분 영재교육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부모들은 자녀가 ‘상급학년의 공부를 하거나 학교성적이 다소 우수’하면 영재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학교 진학 후 학교성적을 받아 본 순간부터 그 환상이 깨진다. 정확한 측정방법이 없어 정보가 부족했고 영재교육에 대한 개념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재성 판별은 창의적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을 발굴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IQ(지능지수), 단순암기력, 지적능력, 지필검사 위주로 영재성을 측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중심으로 지식활용 문제 해결능력을 측정하고, 지적 능력과 과제 집착력, 협동성, 태도 등으로 영재성을 판별한다. 더 나아가 합숙캠프를 통한 행동평가, 산출물평가, 다단계 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교육청 과학영재교육원 출제문제에서도 이런 경향을 알 수 있다. 영재성 검사에서 수리능력, 공간지각능력(수학적 사고능력), 삼단논법, 차이점 공통점 찾기(언어능력), 정보활용능력, 다각적 사고능력(창의력) 등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학문 적성검사에서는 학년별·분야별로 교과 내용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심화된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창의적 문제들이 출제됐다. 따라서 교육청 과학영재교육원 전형을 대비하려면 교과 선행학습보다는 평소 수학·과학과 관련된 폭넓은 지식과 경험, 독서, 여행 등이 필요하다. 이와는 달리 과학고·대학부설 영재교육원 준비는 선행 심화학습과 창의적 사고력 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영재성을 가진 아동들은 일반 아동과는 다른 행동을 보이곤 한다. 호기심이 강하고 질문이 많다. 지식에 대한 욕구와 주제에 대한 집착력이 강하다. 자신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또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한다. 과제 집착력이 강하고 사고속도가 빨라 그렇지 못한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기도 한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학습 속도가 빠르며 단순한 과제를 여러 번 반복하기를 싫어한다. 문제를 풀어도 어렵고 난이도가 높은 복잡한 문제부터 푼다. 쉬운 문제는 소홀히 하기도 한다.

자녀가 영재성을 가졌는지 알고 싶다면 평소 자녀의 생활과 행동을 잘 관찰하기 바란다. 또 영재교육원 진학 여부는 자녀의 적성과 소질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분위기에 따라 경쟁적으로 교육과 진로를 잘못 결정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아동과 부모 모두 오래 고생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다시 당부하지만 우선 자녀에 대한 정확한 진단부터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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