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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불안, 정기예금은 불만” … 여윳돈 CMA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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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시중 자금이 갈 곳을 잃었다. 증시는 아직 불안하고, 정기예금에 넣자니 돈이 너무 오래 묶인다. 이럴 때 적합한 금융상품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다. 하루만 맡겨도 연 5% 넘는 이자를 주기 때문에 잠시 돈을 넣어두기 제격이다. 수익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안전한 데다 다른 투자 기회가 생기면 언제라도 돈을 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은행 보통예금 못지않게 이용도 편리하다. 대부분 급여 이체는 물론 각종 자동 납부와 체크카드 기능까지 있다. 최근에는 은행·보험과 연계해 대출을 해주는 곳도 늘고 있다.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2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도 계좌 수가 600만 개를 넘어선 이유다.

◆다양한 유형=현재 가입할 수 있는 CMA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과 머니마켓펀드(MMF)형, 종금형, 머니마켓랩(MMW)형 등이 있다. RP형은 확정금리를 주고, MMF형은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종금형은 종금사와 합병한 동양종금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취급하며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MMW형은 랩어카운트 형태로 운용된다.

RP형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부분 수익률이 같이 올라간다. 하지만 가입 때 확정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에 올라간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대부분 일단 돈을 뺐다가 다시 넣어야 한다. 귀찮다고 그냥 둔다면 기존의 낮은 금리가 계속 적용된다. 종금형도 마찬가지다. 반면 MMF형은 실적 배당형이기 때문에 금리가 자동으로 바뀐다.


CMA는 유형과 증권사에 따라 금리가 조금씩 다르다. 또 일정 기간 이상 돈을 넣어두겠다고 약속하는 ‘약정형’이 아무 때나 돈을 찾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에 비해 이자를 좀 더 쳐준다. 주의할 것은 정해진 기간보다 먼저 돈을 뺄 경우 금리가 확 깎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수시입출금식보다도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돈이라면 처음부터 수시입출금식에 넣는 편이 낫다.

◆편리해진 기능=증권사에서 CMA에 가입하면 연계 은행계좌란 게 생긴다. 회사원의 경우 CMA로 급여 이체를 하려면 이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신용카드 대금과 통신료 등의 자동 이체도 가능하다. 증권사에 따라 연계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은행은 각각 다르다. 국민·우리은행 및 농협과 연계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신한·하나·기업·씨티·산업은행 등이 가능한 곳도 있다.

또 대부분의 증권사는 카드사와 제휴해 체크카드 기능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증권사에 따라 삼성·신한·현대·롯데카드 등과 계약을 맺고 있다. 체크카드 기능을 쓰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늘어난 서비스=증권사들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종 부가 서비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공모주 청약 때 우대하는 식이다. 공짜로 보험에 들어주기도 하고 아파트 관리비를 낼 수 있는 곳도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우리·신한은행과 농협을 연계 계좌로 지정하면 은행 영업시간 외에도 출금 수수료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다. 공휴일도 마찬가지다. 새로 가입한 사람에게는 동양생명 교통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준다. 대신증권은 금융사 이체 수수료를 조건 없이 무제한 면제해주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생명과 제휴해 직장인 신용 대출을 도와준다. 중학생 대상 온라인 학습 사이트 ‘크레듀엠’ 수강료를 깎아주는 등 각종 온라인 강의 할인 혜택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체크카드를 통해 주유소·놀이공원·영화관 할인 등을 해준다. 현대증권 등 체크카드 이용이 가능한 다른 증권사도 주유 적립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대우증권은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삼성 체크카드를 쓰면 연 4회 전국 50여 개 골프장 무료 부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HMC투자증권은 체크카드 사용액의 1%를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동양종금증권 윤성희 이사는 “CMA 계좌 개설에 앞서 내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가 뭔지 꼼꼼히 따져보고 그에 맞는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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