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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의현장>5.충남당진 대난지島 민들레학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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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구 남성초등학교 1학년 洪현진(8)양은 「고드렛돌」을 처음보았다.어민들이 짚방석 엮는데 쓰는 끈달린 돌이라는 설명을 마을 할머니에게 듣고 마냥 신기해했다.어촌의 아궁이와 돌로 만든굴뚝,짚과 흙으로 지붕을 얹은 폐가….평소 회색의 콘크리트숲에만 둘러싸여 있던 洪양에게 충남당진군 대난지도 여름 민들레학교는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여름 서해안이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올여름 민들레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3일에서 19일까지 3~7일과정.모두 2백명이 참가해 오전은 교과활동,오후는 취미.문화활동 프로그램인데 어린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洪양이 속한 12명의 「홀씨되어」모둠은 마을을 답사하고 염전에 가보기로 정했다.오전9시 출발,폐가를 돌아보고 염소도 보았다.교실이 일곱개 뿐인 삼봉초등학교 난지분교도 구경했다.어촌사람들은 짠 바닷바람 때문에 빨래와 고추.배추도 비 닐하우스안에서 말린다는 것을 알았다.갯벌 탐사에 나서 갖가지 게와 갯벌생물을 직접 보고 잡은 모둠도 있다.밤하늘 별자리관찰등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무궁무진하다.
민들레학교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하며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선택하도록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뗏목 만드는 활동때아이들이 대신 보트타기를 하자고 하자 아이들 뜻대로 바다에서 놀게 할 만큼 자유롭다.
모둠안에서 서로 양보하며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하는 생활을배우도록 하는 것도 민들레 자치교육의 일부분.저녁식사를 지을때일을 분담하는 것도 아이들 스스로의 몫이다.모둠끼리 토론을 통해 스스로 생활규칙을 정해 실천하기도 한다.
현직 교사와 대학생들로 이뤄진 교사는 「언니」「아재」로 불린다.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가치를 공동으로 발견해 나가는 봉사자란 의미에서다.모둠도,언니도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것이 아닌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이다.
취미.문화활동때 아이들에게 선택되기 위해 손수건만들기,상담실,성교육,영화관,온몸으로 표현하기,공동체놀이등 다채로운 행사를주관하는 언니들이 포스터에 피켓까지 동원하는 치열한 유치작전을펴기도 한다.
온갖 재료로 보디페인팅을 비롯,무슨 그림이든 그릴 수 있는 온몸으로 표현하기를 진행한 미술교육과 출신의 조희대(曺喜大.27.대구시동구신천동)아재는 『아이들이 마음속의 표현하고 싶은 것을 풀.모래등 자연속의 재료로 마음껏 표현해 창 의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모둠회의에서 6일동안 수련관 뜰 텐트에서 묵기로 결정,야영을하고 있는 늘동네 김윤희(金倫熙.13.경기도고양시정발중1)양은『아이들끼리 협동하고 잘 뭉친다』며 『함께 생활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당진.대난지도=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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