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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선두주자 3편 각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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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휴가철이 끝나면서 할리우드가 쏟아낸 여름대작 「빅 6」의 흥행 대결은 선두주자 3편의 각축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개봉 2주만에 서울에서 관객 40만명에 육박한 『인디펜던스 데이』와 한달만에 서울에서 60만명을 넘은 것으로 발표된 『더록』,그리고 두달째 롱런중인 『미션 임파서블』.이 세 작품중 한편이 올여름 극장가를 달군 대작전쟁의 최종승자 가 될 전망이다. 특히『인디펜던스 데이』와 『더 록』은 각각 9월초까지 1백만명(서울)동원을 장담하면서 올해 최고 히트작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세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는데 필요한 요소 두가지를 보여준다.하나는 「패션(유행)」이다.
국내 개봉 직전 『미국에서 「주라기공원」의 기록을 깨고 최고히트』란 외신이 타전된 『인디펜던스 데이』는 미국의 최신 조류를 타보려는 한국 관객들의 유행감각에 크게 힘입었다.
다른 하나는 극적 구성의 밀도.첨단기법은 기본이고 스토리가 너무 단순하면 한국 관객은 입맛을 잃는다.
주연을 능가하는 멋진 악역등 갈등 요소가 풍부한 『더 록』이큰 인기를 누리는 반면 회오리바람 말고는 얘깃거리가 별로 없는동시개봉작 『트위스터』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번 주말 극장가는 흥행대작들의 간판이 서서히 내려가고 가족물과 예술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돼 다양성을 되찾고 있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굿바이 마이 프렌드』에 이어 『앙드레』『내 이름은 던스턴』『화이트 스콜』등 가족물이 줄이어 선보이고 국내 첫 개봉 이란영화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막을 연다.
호암아트홀에서 개봉돼 10일만에 4만명이 몰린 『굿바이 마이프렌드』는 이기적인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두 소년의 순수한우정과 사별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점 때문에 당초엔 여성관객이 주고객층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훈훈하면서 재미도 만만찮다』는 입선전이 퍼지면서 최근엔 남성관객도 부쩍 늘어 올여름 가족영화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연속 매진사태를 빚자 호암아트홀측은17일부터 주말 아침에 1회(9시40분)늘려 상영키로 했다.『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단순한 줄거리와 소박한 연기속에서전세계인이 공감할 삶의 진실을 포착해내는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연출력이 놀라운 걸작.
영화적인 조미료를 전혀 쓰지않고 현실을 그대로 스크린에 갖다부은 듯한 작품으로 할리우드물의 인공미와는 정반대의 구수하고 푸근한 맛을 느낄 수 있다.생각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꼭 볼만한 작품.
『화이트 스콜』은 바다판 『죽은 시인의 사회』를 연상시키는 할리우드식 청소년 영화고 『앙드레』『내 이름은 던스턴』은 인간뺨치게 연기를 잘하는 물개와 오랑우탄 배우를 등장시켜 어린이와가족관객을 노린다.
한국영화로는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이 미취학 유아들의 커다란 인기를 얻으면서 개봉관을 늘려 롱런하고 있고 민초들의 소리없는 독립운동을 그린 윤일봉.도지혜 주연의 『환희』가 유일한 극영화로 상영중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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