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식중독균 O-157 공포 휩싸인 일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일본은 지난 5월부터 O-157에 의한 집단 식중독 발병사태가 빚어져 현재 거의 전역이 O-157 소동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아직도 정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고,감염원(源)에 대해서는 소의 생간등 일부 감염원은 확인됐으나 또 다른감염원에 어떤 것이 있는지 다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발병.경과=지난 5월 오카야마(岡山)현에서 초등학교.유치원생이 집단식중독을 일으켜 여자 어린이 2명이 사망한 이후 지금까지 O-157 소동이 계속되고 있다.
6월에는 같은 오카야마현에서 초.중학생 1백42명이 집단식중독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오사카(大阪)부의 사카이(堺)시로 무려 6천여명이 발병했다.처음에는 환자중 어린이.노인들만 사망해 비교적 저항력이 강한 청장년층은 무사할 것으로 추측됐으나 지난달 21일 교토(京都)에서 건강하던 5 3세 남성이사내 식당에서 식사한 후 이 병에 감염돼 희생됨으로써 전국민에게 경종을 울렸다.
현재까지 동북부 아키타(秋田)현을 제외한 일본 전역에서 1만여명이 발병해 이중 9명이 숨졌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일단 O-157 식중독에 걸리면 환자 10명중 한명꼴로 용혈성요독증증후군(HUS)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또 HUS 증상을 보인 환자중 5%는 뇌장애로 사망하고 10%는 신장이나 뇌에 후유증이 남는다는 것이 다.그렇기 때문에 식중독에 걸린 후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잠이 쏟아지면 위험한 상태로 봐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정부 대응=후생성은 O-157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는한편 날고기.무순(筍)등을 먹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나 예방책은 알아내지 못한 실정이다.
일본 정부는▶조리기구를 깨끗이 씻고 식기는 75도로 1분이상가열하고▶날고기를 담았던 그릇은 뜨거운 물로 소독하며▶일단 조리한 음식은 빨리 먹는 한편▶물탱크를 깨끗이 관리하고 시판하는생수도 되도록 끓여 마시라는 몇가지 예방지침을 국민에게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본의 경우 식육(食肉)관리에 허점이 많기 때문에 유례없는 감염 확산사태가 빚어졌다는 보고서를발표한 바 있다.
일본정부는 뒤늦게 가축을 도살한 직후부터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전단계에 걸쳐 저온처리를 의무화하는등 새 위생처리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단 식중독에 걸려 출혈을 동반한 설사가 나올 경우에는▶의사지시에 철저히 따르고▶환자대변은 즉시 밀봉해 다른 사람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고▶옷세탁도 별도로 하고 목욕도남과 함께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발병파장=결국 개개인이 감염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사회불안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각급 학교는 이미 집단급식을 중지했으며 상당수 초등학교는 여름방학에 늘 개방하던 학교내 수영장까지 감염가능성을 우려해 폐쇄했다. 또 병에 걸렸다 완쾌한 어린이들을 다른 어린이나 부모가 따돌리는 집단학대(이지메)풍조로까지 번져 사회문제화하고 있다.고기구이 전문 식당과 무순 농장등은 큰 피해를 보고 있고 세제.항균(抗菌)제품 제조업체는 때아닌 호경기를 맞았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