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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00원 되면 열에 일곱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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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르면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 열 개 중 일곱 개가 부도 위험에 내몰린다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발표한 이 조사에는 102개 중소기업이 응답했다. 전체 응답 기업의 28.4%는 수출액 100% 이상으로 약정해 피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44.1%는 수출액의 절반 이하로 약정했다. 이와 별도로 중기연구원이 중소제조업체 154개를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 전체의 68.8%가 심각한 자금난을 호소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내수 감소(53.8%) ▶거래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27.9%) ▶대출 기피(25.0%)를 꼽았다.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키코 가입 기업들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도산을 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집단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며 “키코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중도 해지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그는 또 “홍콩에서는 파생상품을 판매할 때 고지 사실을 녹음할 정도로 고지 의무가 강하다”며 “은행이 위험에 대한 설명을 소홀히 해 기업 손실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환헤지 피해 기업 공동대책위원회 정석현 위원장은 “보약인 줄 알고 먹었는데 독약이었다”고 반발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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