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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흡연율 제로 사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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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내년부터 금연 사업장에 도전한다. 대기업으로는 국내 처음이다. 회사 측은 도전 100일을 앞둔 23일 사내에서 금연 캠페인을 벌였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제공]


 삼성전자 구미사업장(공장장 장병조 부사장)이 대기업 중 국내 처음으로 ‘전 사원 금연’에 도전한다. 내년 1월 1일부터 ‘흡연율 제로(0)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직원 1만2000여 명인 구미사업장은 금연 운동을 하기 전인 2002년 말 남자사원 6800명 중 3600여 명이 담배를 피워 흡연율 52.9%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연운동이 시작된 2003년 흡연율 52%에서 2004년 44%, 2005년 27%, 2006년 20%, 2007년 14%로 줄었다. 지금은 남자 직원의 6.3%(흡연자 430명)만 담배를 피운다. 6년 만에 3100여 명이 금연에 성공한 것이다.

구미사업장은 올 연말까지 흡연율을 1%로 줄여 내년에 금연사업장 운영에 들어간다.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사내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사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사규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감봉·강등 등) 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수백명 단위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금연 사업장’이 시도된 적 있다.

구미사업장은 이를 위해 23일 ‘2009 담배연기 없는 사업장 만들기 D-100일’ 행사를 열고 캠페인을 벌였다. 장병조 공장장은 흡연 사원 가정에 금연 당부 편지를 보냈다. 또 6.3%의 흡연 사원을 책임 관리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구미사업장은 금연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담배를 피울 엄두를 내지 못하게 ‘비흡연 환경’조성에 주력했다.

우선 정문을 들어서면 담배연기 없는 사업장 D-DAY 전광판이 있고 각 건물 입구에는 금연 깃발이 설치돼 있다. 화장실·휴게실에는 금연 성공자의 수기 및 흡연 가족의 금연 희망 편지를 모은 책자 등이 비치돼 있다. 식당 메뉴 전광판 등에는 금연 영상물이 지속적으로 방영된다. 또 34개에 이르던 사내 흡연장은 3개소로 줄이고 이 흡연장을 걸어서 10분쯤 가야 하는 사내 외곽에 배치했다. 이 흡연장은 문이 자동개폐식이어서 식사시간대 1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내년에 이 흡연장도 없애기로 했다.

사원 7000여 명이 생활하는 기숙사는 지난해부터 ‘비흡연자 거주공간’으로 바뀌었다.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비흡연자 우대정책(면접 가산점)을 공지하고 군 제대 후 복직할 사원에게는 전화를 걸어 금연을 권고한다. 사내 부속의원은 금단 증상을 겪는 금연자에게 금연 보조제를 무료지급하고 외부 병원과 연계해 약물처방·상담을 해주고 있다.

금연업무 총괄부서의 정성철 차장은 “흡연은 건강 피해, 근무효율 저하, 의료비 증가 등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내년부터 흡연자는 회사 생활이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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