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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삼계탕집 '지리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말복(末伏)이 내일모레.후텁지근한 날씨에 지친 입맛을 달래는음식으로 삼계탕 얘기를 빠뜨리고 지나가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지리산」은 주택가 인근이면서도 쏠쏠한 음식점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골목에 자리잡은 삼계탕집.독채도 아니고 상가건물 2층에 50석규모로 아담하게 마련된 것이 첫눈에도 「동네」음식점 분위기지만 음식이며 서비스에 이모저모 드러나는 마 음씀이 제법기분좋은 곳이다.이 집 삼계탕(8천원)국물은 여느집 것처럼 말갛고 뽀얀 대신 들깨를 갈아넣어 걸쭉한 것이 특징.들깨 덕분에닭냄새가 개운하게 사라져 닭고기를 크게 내켜하지 않는 사람도 먹기 좋다.
개운한 국물맛도 이 집의 자랑.닭속에 찹쌀이며 재료를 처음부터 한데 넣어 고는 일반의 방법과 달리 찹쌀밥을 따로 짓고 닭발과 생강.마늘.무.다시마 따위로 국물을 우려낸 뒤에야 배를 갈라 기름을 제거한 닭을 넣어 삼계탕을 고아내는 것이 그 비결이란다. 메뉴중 독특한 것은 한방삼계탕(1만4천원).인삼.대추외에 당귀.황기.숙지황같은 한약재의 향이 푹 고아낸 닭살에 배어나는,보신(補身)기능을 한결 강화한 삼계탕이다.
「지리산」은 남한산성 부근에서 「낙원」이란 상호로 20년째 삼계탕집을 하고있는 어머니의 솜씨를 빌려 그 아들내외가 2년전분점격으로 문을 연 것.
대물림되는 솜씨도 솜씨려니와 중국의 『식보대전』같은 서적을 참고로 메뉴나 조리법을 새로 개발해낼 정도로 독특한 맛을 내느라 쏟는 노력이 남다르다.닭의 배를 가른 채로 고아내는 것이라든가 한방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구색등이 그런 노력 의 결과라는주인의 설명이다.
간판메뉴인 삼계탕 뿐 아니라 들깨닭죽(5천원)이나 파전(8천원)도 먹어볼 만하다.
환하고 깨끗하게 꾸며놓은 실내는 크게 흠잡을 데 없지만 양파같은 식재료가 자루째 출입구앞에 방치돼 있는 것이나 남녀구별이안된 화장실의 불쾌한 냄새는 결코 칭찬거리가 못된다.
서비스에는 주인내외의 자잘한 마음씀이 전해지는데 한 예로 거스름돈은 은행에서 막 바꿔온 새 돈을 항상 준비한다.매주 일요일은 쉬지만 말복과 겹치는 이번 주는 문을 열 예정이다.
▶서울서대문구연희동,대표 金海淵(02-335-6477) ▶가격과 식단=표고버섯 칼국수 4천원부터 닭도리탕 3만원까지 ▶술=인삼주 3천원,맥주 3천원,소주 2천원 ▶영업시간=오전11~오후10시.매주 일요일은 쉰다 ▶주차장=전용주차장은 없음.식당측에 문의 ▶신용카드=비씨,비자,삼성,LG,다이너스등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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