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풍운아 추성훈 “요시다 나와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추성훈(右)이 23일 드림 6 미들급 경기에서 일본의 도노오카 마사노리를 암바로 공격하고 있다. 추성훈은 1라운드 6분여 만에 기권승을 따냈다. [FEG 코리아 제공]

 풍운아 추성훈(33·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도장깨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일본의 유도 영웅 요시다 히데히코(39)를 다음 상대로 지목했다.

추성훈은 23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드림6’ 미들급(85㎏ 이하) 경기에서 가라테 출신 도노오카 마사노리(35·일본)를 1라운드 6분여 만에 암바(팔 꺾기)로 제압했다.

추성훈의 압승이 예상됐던 만큼 관심은 다음 상대에게 쏠린다. 이날 승리 후 추성훈은 링 위에서 “요시다 선배, 연말 대회에서 나와 대결합시다”라며 공개 도전장을 던졌다. 대회장은 순식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유도 영웅 요시다 히데히코.

요시다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유도 78㎏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2000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던 일본의 영웅이다. 종합격투기로 전향한 뒤에도 실력과 인기 모두에서 정상을 달렸다.

마땅한 상대가 나타나지 않아 고민하던 추성훈은 일본을 상징하는 파이터에게 주저 없이 도전장을 던졌다. 게다가 요시다는 미들급에서 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렸기 때문에 추성훈의 부담은 더욱 크다.

최근 추성훈은 작정한 듯 반골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 성사 여부를 떠나 요시다와의 대결 가능성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추성훈은 지난 7월 시바타 가쓰요리를 TKO로 꺾은 뒤 일본 격투기의 영웅으로 대접받는 다무라 기요시와 싸우고 싶다고 포효했다. 다무라는 추성훈이 2006년 12월 일본의 또 다른 영웅 사쿠라바 가즈시와 싸울 때 몸에 크림을 발랐던 실수를 두고두고 비난했던 인물이다. 이 사건으로 일본에서 미운털이 박힌 추성훈은 적당한 상대와 싸우기를 거부하고 일본 격투기의 성역을 뚫겠다는 의지를 계속 보이고 있다.

다무라가 이번 대회에 불참하자 추성훈은 헤비급 파이터와의 대결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추성훈은 지난 21일 “헤비급에 도전하는 것이 무모할 수도 있지만 도전 자체에 의미가 있다. 유도를 했던 나에게는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이기는 것이 커다란 꿈이다”라고 말했다.

드림 주최 측 관계자는 “매우 훌륭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반겼다. 경기 때마다 가장 높은 TV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고 흥행카드로 떠오른 추성훈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그들은 미우면서도 강하고, 두려운 이미지를 가진 추성훈의 도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싶어 한다.

한편 유도복을 입고 리저브 매치에 출전한 윤동식(35)은 앤드루스 나카하라(25·브라질)에게 2라운드 KO패했다.

김식 기자

◆도장 깨기(道場破り)=무술도장을 찾아가 최고수를 이기고 도장의 간판을 가져오는 일본의 전통. 극진가라테 창시자인 재일동포 최영의(1922~94)는 젊은 시절 일본 각지를 돌며 가라테 10대 문파를 비롯한 여러 무술 고수와 100여 차례 싸워 모두 이겼다. 추성훈은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자 지난 7월 다무라 기요시를 다음 상대로 지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요시다 히데히코와 싸우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