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伊 피닌베스트그룹 후계자 마리나 베를루스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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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최근 맏딸인 금발의 마리나 베를루스코니(29)를 피닌베스트그룹의 부사장으로 지명했다.현지에서는 이를 실질적인 후계자 선정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직원 1만7천여명에 계열사만해도 3백여개가 넘는 피닌베스트는 「베를루스코니제국」이라 불린다.방송.출판.광고및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등 각종 언론사와 백화점.금융기관,심지어 프로축구팀 AC밀란까지 소유하고 있는 거대그룹이다.
마리나가 일반의 예상보다 빨리 경영 전면에 나선 배경은 현재야당당수로 정치에 매달려 있는 부친이 딸을 앞세워 기업경영까지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제껏 경영을 맡았던 페델레 콘팔리오네리 사장이 물러나고 마리나가 우발도 리볼시 전무의 도움을 받아 실질적인 그룹전체의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마리나는 동생인 장남 피에르(25)가 방탕한 생활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간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와 일찌감치 후계자감으로 지목돼 왔다.
런던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녀는 대학졸업후 바로 부친의 일을돕기 위해 피닌베스트에 입사했다.
그룹의 구석구석을 돌며 현장실무를 익힌 그녀는 3년전부터 밀라노 본사에서 그룹의 주요 업무에 관여해왔다.
마리나는 매우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모든 지시는 서류로 내린다는 방침을 세운 그녀에게 계열사 방송국의 한 편집자가 직접 찾아갔다가 잘 보이려 들고 간 꽃다발마저 사무실밖으로 내동댕이쳐진 일화는 유명하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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