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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그림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나카니시 요시오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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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여중생 출산.자살.교내 집단폭행.성폭력….많은 청소년들의 성장환경과 심성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학부모들도 늘 불안하다.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려해도 사춘기로만 접어들면 부모를 피한다.
도무지 자녀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이럴 때는 간접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도 아이디어다.내면세계가 비교적 솔직하게 담긴 자녀들의 그림이나 글을 통해 그들의 정신세계를 읽는 것이다.40여년간 어린이.청소년 교육에 대해 상담해온 일본의 교육자 나카니시 요시오의 『그림으로 읽는 아이 들 마음』(김장일 옮김.
사계절 刊)은 자녀들이 무심코 긁적거리는 낙서에도 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을 그린 아이의 마음이 담겨있지 않은 그림은 없다』는 저자는 『괴로움을 겪는 아이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이 책을 탄생시켰다』고 강조한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저자가 직접 상담했던 아이들의 그림을 제시하면서 그 그림의 어떤 부분이 그 학생의 비뚤어진 정신상태를 엿보게 하는지를 꽤 설득력있게 설명한다.난폭한 성격.건망증.교내 집단폭행.동생과의 갈등.장난꾸러기.자살 유혹.부모혐오등 사례별로 조목조목 풀어내고 있어 독자들은 지금 당장이라도자녀들의 그림을 펴놓고 자녀의 정신세계를 파악해낼 수 있도록 꾸몄다. 중3 여학생이 그린 그림1에는 머리에 X표가 많고 코와 입이 그려지지 않은 반면 가슴에서 배에 이르는 부분이 굵고짙게 그려져 있다.저자는 머리의 X표는 엄마가 죽이고 싶도록 미운데 그렇게 할수 없는데서 오는 마음의 갈등으로,또 심리학에서 대인관계를 나타내는 눈과 입을 그리지 못한 것은 사랑을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굵은 윤곽은 자살을 생각하거나 학교가기 싫은 학생에게서 흔히 보인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가 그린 그림2는 눈과 손톱이 유난히강조돼 있고 어깨가 빈약한 것이 특징이다.눈의 강조는 두려움과불안,손톱의 강조는 반발심을 나타내고,어깨가 빈약한 것은 열등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이 그림을 그린 어린이 는 도벽이 심했다고 한다.저자는 아이가 훔치고자 한 것은 돈이 아니라 애정이라고 진단한다.처방은 단 하나.부모의 사랑이라고 강조한다.자녀들의 그림을 정확히 읽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인물화의 경우▶검게 칠했거나 특히 강조된 부분 ▶여러 차례 지웠거나 고친부분▶어깨 위치와 발을 벌린 상태▶신체의 자세▶종이위 그림의 위치▶인물이 서 있는 방향등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한편 프리랜서 양윤옥씨가 펴낸 『글로 만나는 아이세상』(웅진출판 刊)은주로 초등학생의 글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읽는 요령과 함께 어린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훌륭한 글로 담아내도록 유도하는 방법을제시하고 있다.어린이들은 라면을 먹고 몹시 매웠던 기억을 공룡이 불을 내뿜는 장면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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