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서울국제미술제-畵廊협회 "年內 개최땐 참가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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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7년 미술시장 개방을 앞두고 한국종합전시장(KOEX)이 추진해온 국제미술견본시인「96서울국제미술제(Art International Seoul:AIS)가 개막 4개월여를 앞두고 표류하고 있다.
AIS는 KOEX가 국제미술견본시를 한국에서 열어 외국화상들의 한국시장 진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미술시장 개방의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추진했다.국내에서 가나.국제.송원.박여숙.
선.진.현대화랑등 대형화랑 7개사와 프랑스의 르롱 등 5개 외국화랑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지난 5월 구성,참가화랑의 선정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운영위가 구성된지 2개월만인 지난달초 운영위소속 국내7개화랑중 6개화랑이 당초 행사기획을 의뢰받았던 가나화랑의 독단적 운영을 문제삼아 전격 탈퇴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화랑협회는 협회 자체에서 이미 국제전 개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식 미술품 개방시기인 97년보다 한달 앞당겨 국제아트페어를 여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내 화랑계의 반발이 일자 KOEX측은 전시면적을 당초 3천2백평 규모에서 2천4백평으로 줄이고 외국화랑 위주로 기획했던처음의 계획을 변경해 국내화랑 20개 정도와 운영위에 소속된 외국화랑 5개만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그 외에 참 가를 원하는 외국화랑은 국내화랑을 통해서만 참가하도록 하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참가신청 마감도 세차례 연기했다.이에 따라 운영위를 탈퇴했던 몇몇 국내화랑을 포함,10여개 화랑이 대관을 신청하는등 다시 참여할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대해 화랑협회측은 협회의 참가거부 의사를 재천명하면서 참가화랑을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참가불가 이유는 『8개월이란 단기간에 충분한 준비없이 한국화랑들이 참가한다면 외국화랑의 조직적인 미술상품에 한국미술품이 평가절하 될 수 있으며 21세기 문화정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내년6월까지 개최를 연기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KOEX측은『국내 화랑들의 요청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거부를 계속하는 것은 국내 화랑들간의 주도권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최악의 경우 외국화랑만으로 행사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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