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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당 계좌에 15억 입금됐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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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JP)전 자민련 총재가 2002년 6.13 지방선거 때 삼성 채권 15억원어치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같은 해 4월 현금 15억원이 자민련의 공식 통장에 입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자민련의 한 관계자가 3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金전총재의 검찰 출두를 앞두고 당의 재무 관련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 지방선거 두달 전인 2002년 4월 현금 15억원이 당 통장에 입금된 게 확인됐다"며 "이는 JP가 받았다는 15억원어치의 채권을 팔아 마련한 돈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돈은 당시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K후보의 선거자금으로 사용됐다"며 "金전총재가 삼성그룹에서 15억원을 받았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않고 전액을 정치자금으로 쓴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K후보에게 간 지원금은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안다"면서 "당시 당 통장에서 2~3차례 뭉칫돈이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자민련 실무자들이 당시의 재무 자료를 조사한 것은 金전총재의 검찰 출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당직자는 "金전총재가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그 돈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했음을 입증할 경우 중벌을 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재정 담당 실무자들이 "JP가 자민련을 혼자 꾸려 왔으므로 기업들이 돕겠다며 주는 돈을 안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金전총재 측 관계자들은 15억원어치의 채권에 대해 "우리로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金전총재의 출두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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