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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올림픽 양궁 한국 4연패 神弓신화 지킨 김경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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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년간의 한」을 골드과녁으로 꿰뚫었다.
한국에 네번째 금메달과 양궁 여자개인전 올림픽 4연패의 신화를 이어간 김경욱(金京郁)은 여자팀의 맏언니이자 간판스타.지난5월 제9회 골든애로 국제대회에서 개인.단체전을 휩쓸어 금메달후보로 지목된 김경욱은 그동안 지독히 운이 따 르지 않았다.
8년전인 88년6월 태릉육사연병장에서 벌어진 서울올림픽 대표선발전 마지막라운드에서 고교3년생이던 국가대표 김경욱은 50과녁에 3발을 모두 10점만점으로 적중시켰다.그러나 기쁨에 들뜬그녀는 심판의 확인없이 무심코 화살을 뽑아버리는 실수를 저질러모두 0점 처리.단 한번의 실수로 손에 들어온 올림픽 출전티켓과 금메달의 꿈,평생 지급되는 연금혜택마저 허무하게 날려보냈다.김경욱은 그 충격으로 한동안 실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89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재기를 노렸으나 그해 12월 어깨근육 파열로 수술을 받고 선수생명을 위협받았다.소속팀 이왕우(현대표팀 코치)감독의 배려로 다시 활을 잡았지만 90년 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92바르셀로나올림픽 예선에서 모조 리 탈락하며깊은 좌절을 맛본다.
재기를 노리던 그녀는 93년 아시안컵 2관왕에 올라 상승세를타기 시작했다.
비록 95년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에서 탈락하긴 했으나 올해 벌어진 올림픽선발전에서는 1위를 차지,숙원이던 애틀랜타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녀는 경기가 끝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영광을 부모님에게 드리고싶다』고 말할 만큼 효심이 뛰어난 선수이기도 하다. 1남1녀중 막내인 그녀는 아버지 김명안(55.상업)씨와 어머니 길옥분(51)씨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수생활을 해오고있다.20년전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의지해온 부친 김씨는 불편한 몸으로 구멍가게를 열어 생활을 꾸려왔으나 늘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격려했다.
김경욱은 80년 경기여주의 여흥초등학교 4학년때 선생님의 권유로 활을 잡았다.
스타트가 다소 부진하지만 중반이후 강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
스탠스가 안정돼있고 시위를 놓는 타이밍에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다. 167㎝.55㎏에 바람에 강한 미제 호이트 화살과 야마하 활을 쓰고 있다.
좌우시력이 0.8로 다소 떨어지지만 승부근성이 강하며 미니 향수병만 1백여개를 모을 만큼 세밀한 감성을 지닌 아가씨이기도하다.지난 4월 스톤마운틴파크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서는 중국의왕샤오주에게 패해 2위에 그쳤으나 이번 우승으 로 명예를 회복했다.
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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