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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환율 관련 파생상품에 2861억 물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하나은행이 환율 관련 파생상품 거래로 수천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최근 파생상품 관련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태산엘시디를 대신해 거액을 물어줄 위기에 빠진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는 19일 태산엘시디와의 파생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286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평가손실의 상당 부분(1388억원)이 피봇(PIVOT)이라는 통화옵션 상품에서 발생했다. 하나은행은 올 4월 태산엘시디와 피봇 상품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피봇은 환헤지 상품의 하나로 원-달러 환율이 약정된 구간대에서 움직이면 이득을 보지만 이를 벗어나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태산엘시디는 약정구간 980~1030원에 모두 14억4000만 달러를 계약했다.

하지만 환율이 이 구간을 벗어나면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생겼다. 이 상품의 상환은 내년 4월부터 시작돼 30개월 동안 매달 말 환율에 따라 이뤄진다. 태산엘시디가 돈을 내지 못하면 하나은행이 대신 결제해야 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태산엘시디는 이미 파생상품인 키코로 손실을 본 상태였고, 이를 만회할 수 있을 정도로 계약을 하다 보니 규모가 커진 것”이라 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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