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저력 돋보인 여자하키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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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여자하키대표팀의 저력을 칭찬하고 싶다.
한국은 미국에 당한 1패의 충격을 딛고 일어나 네덜란드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팀 스페인을 잇따라 제압하면서 결승고지 진입을 눈앞에 두는 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다.
특히 그동안 나타났던 많은 약점들을 신속히 보완했고,수비라인의 안정과 미드필드의 기동력을 회복함으로써 남은 경기에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장은정.정지영.이은영등 공격진은 조은정이 이끄는 수비라인의 안정을 발판삼아 많은 직선패스를 공급받았다.이들은 뛰어난 스틱워크를 이용해 상대 위험지역 안으로 침투해 들어간 후 수비파울을 유도,골찬스와 직접 연결되는 페널티코너를 빼앗 아냄으로써 줄곧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변화있는 페널티코너 처리도 돋보였다.한국은 미국과의 경기에서15차례의 페널티코너 찬스를 잡고도 고집스럽게 땅볼 히트만을 시도,슬라이딩 수비에 능한 미국 GK의 선방에 막혔다.그러나 이날은 히트와 푸시를 적절히 배합해 상대 GK의 타이밍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또한가지 칭찬하고 싶은 점은 이날 경기가 폭우로 인해 많은 변수를 안고 있었음에도 한국선수들이 침착성과 평소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해주었다는 점이다.그라운드 컨디션과 일기가 불순할수록힘의 하키를 구사하는 유럽선수들에게 유리한 법인 데도 한국은 한번 잡은 승기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탄탄한 수비와 정신력이 뒷받침되어야 승리를 보장받는다.한국은그동안 줄곧 수비에서의 밀착속도와 강도가 약한 단점을 보여줬다.체력과 체격이 우수한 라이벌들과의 싸움을 이기려면,그리고 염원해온 금메달을 따내려면 한발 먼저 볼에 접근하 고 좀더 밀착해 공격수를 압박하는 적극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양성진 하키협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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