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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외아들 잃은 장교 복구 구슬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내자식만 자식입니까.』 폭우속에 외아들을 잃고 근무중이던 한 군인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육군 승리부대 박내만(朴來滿.36.육사40기.사진)소령.
사망 17명이라는 이번 폭우의 최대 피해자인 승리부대의 민심참모 朴소령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억누르며 부대에 복귀,주변의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朴소령은 장대비가 쏟아지던 26일 밤 부대 피해상황을 점검하느라 철야근무하고 있었다.이시간 자신의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강원도철원군근남면에 위치한 군인아파트가 산사태로 흙더미에 파묻혔다.그리고 아들 윤화(7)군이 차가운 진흙속에서 숨졌다.
朴소령의 집은 5층규모의 군인아파트 1층 중앙부분.27일 오전7시30분쯤 흙더미와 바위덩어리가 1층에 위치한 4가구를 휩쓸고 지나갔다.
사고순간 두살배기 딸을 품에 안고 있던 朴소령의 처 金해숙(36)씨는 집밖으로 퉁겨 나왔다.정신을 차려보니 곁에 있던 윤화군이 보이지 않았다.
아들 실종 소식에 접한 朴소령은 윤화군을 찾기 위해 아파트 부근을 찾아헤맸으나 발견할 수 없었다.
사망자만도 17명이 발생한 부대의 긴급한 사정을 의식한 그는아파트 주변 진흙뻘을 뒤로 하고 부대에 복귀,부대원 구조.부대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튿날 오전 한 주민이 아파트에서 4백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아들을 발견했다.朴소령은 오열했다.
朴소령은 윤화군 장례식을 29일 승리부대 희생자들 영결식때 함께 치른다.
朴소령과 함께 근무했던 金모중령은 『朴소령이 유달리 책임감이강해 아들 실종소식을 접하고도 부대에 복귀해 근무했다』며 『어렵사리 얻은 아들인데도 이를 삭이며 부대에 복귀한 군인정신이 그저 놀라울뿐』이라고 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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