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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 80초면 전송…첨단 ‘스마트 옷감’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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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기존 직조기로 구리 실과 일반 실을 섞어 옷감을 짤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아직 선보인 적이 없다. 그렇게 짠 스마트 옷감은 구리 실이 섞여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라는 게 정 박사의 설명이다. 구리 실의 색과 굵기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 통하는 실=금속은 굵기가 0.1㎜ 이하가 되면 일반 실과 같이 잘 휘어지고 접힌다. 정 박사는 이런 가는 구리 실 3~7가닥을 꼬아 옷감을 짤 수 있는 실로 만들었다. 한두 가닥이 끊어진다 해도 통신에 지장이 없도록 한 것이다. 전자파를 막기 위해 구리 실에는 비닐이 코팅됐다. 실험실에서 이 실의 유연성을 실험하기 위해 약 40만 번 접었다 폈다 해도 끊어지지 않았다. 이런 실로 만든 옷감은 옷이 해질 때까지 입어도 끄떡없는 셈이다.


통신 속도도 일반 통신선에 필적할만하다. CD롬 한 장에 들어 있는 영화 한 편을 1분20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초당 전송 속도는 80Mbps. 정 박사는 구리 실에 심전도 센서를 연결해 측정한 결과 일반 심전도계로 측정한 데이터와 거의 비슷했다. 구리 실의 통신 특성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다.

일반 실과 섞어 옷감을 짤 수 있는, 전기가 통하는 실이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기를 통하는 고분자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전도성 고분자는 고속 통신이 어렵고, 생산비가 너무 비싸 대중화가 힘들었다. 이번에 한국에서 스마트 의류의 핵심인 가는 금속 실이 개발됨에 따라 이 분야의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기존에는 일반 전선 사용=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하는 스마트 의류가 선보였다.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우편 배달원용 근무복, MP3를 탈·부착 가능하게 한 레저용 자켓, 심전도 등 건강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부착 셔츠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스마트 의류에 부착한 휴대용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데는 지금까지 대부분 기존 컴퓨터용 전선이나 일반 전선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스마트 의류는 전선을 보기 싫지 않게 잘 숨겨야 했다.

◆휴대용 전자기기 부착 가능=스마트 의류에는 다양한 기기를 탈·부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소형 디카와 메모리, 내비게이션 등을 어린이용 스마트 의류에 부착한다면 어린이 보호에 한몫을 할 것이다. 어린이가 어느 곳에 있는지, 노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무선으로 집안에서 받아 볼 수도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세계 첫 개발 정기수 박사 “스마트 의류는 미래 필수품 될 것”

 


“금속으로 직조용 실을 개발하는 데는 섬유와 전자·재료공학 등 융합 기술이 필요해요. 스마트 의류용 핵심 소재가 한국에서 개발됐기 때문에 이제 한국이 이 분야를 선도할 겁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섬유팀 정기수(44·사진) 박사는 스마트 의류의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자신이 5년 여에 걸쳐 개발한 직조용 구리 실이 그 기반을 만들 것으로 확신했다. 이런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했다는 자신감도 그런 기대를 갖게 하는 것 같았다.

“스마트 의류에는 여러 가지의 휴대용 전자기기를 탈 부착할 수 있어요. 서로 통신을 할 수도, 무선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인터넷으로 전송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도 좋아요.”

정 박사는 구리 실에 휴대용 기기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 부품을 현재 개발 중이다. 또 내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내놓을 스마트 의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스마트 의류는 지금의 휴대전화처럼 필수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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