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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칼럼>무차별 담배광고 공세 청소년 조기흡연 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돌아가신 내 시어머님은 평생 줄담배를 피우셨다.어느날 8세가돼가던 딸 첼시아에게 시어머님이 『생일선물로 뭘 갖고싶지,아가야』라고 물었을때 첼시아는 『할머니가 담배를 끊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손녀딸의 간절한 바람에 시어머 님은 48년간이나 피워온 담배를 영원히 끊으셨다.
어른들이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하는데 어린이들의 부탁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나는 실제로 담배를 싫어하지 않는 어린이를만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수많은 청소년들이 성장기를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한해에 무려 5억갑의 담배를 청소년들이 사서 피운다는 통계도 있다.초등학교 교사에서 부모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른들이 흡연의 유혹을 떨쳐주기 위해 애쓰는 반면 여전히 어린이들을 나쁜 길로 꾀어내는 이들도 있는게 현실이다. 한 연구결과는 담배회사 캐멀의 마스코트인 조 캐멀이 6세무렵 어린이들에게 미키 마우스만큼이나 잘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조 캐멀이 재킷에,야구모자에,가방에 여기저기 등장한다는 것과 캐멀 담배가 미국내 12~17세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은 담배라는 사실은 서로 무관치 않을 듯하다.
우리 아이들은 경기장 벽이나 광고판에 붙은 담배회사 로고를 보지 않고는 텔레비전으로 좋아하는 스포츠 중계를 즐길 수도 없는 형편이다.게다가 많은 영화에선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대는 주인공들을 비춰준다.
만약 어린이들이 청소년기에 담배를 배우지 않고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이들은 담배에서 시작해 온갖 불법 마약을 접하게되는 위험에서 훨씬 멀어질 수 있다.
청소년들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 클린턴 행정부는 성인 소비자를직접 대면해서만 담배를 팔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학교인근 1천피트 안에는 담배 광고판도 설치할 수 없고 담배회사들은 담배명이나 로고를 담은 팬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골자다. 이 법안의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모두는 기업의 이윤 추구와 가족 본연의 가치를 지키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정리=신예리 기자]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힐러리 칼럼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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