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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성폭행은 살인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성폭행당한 10대 소녀가 끝내 자살을 택했다.「더 이상 사는것은 고통이다」는 유서를 남겼다.폭행한 쪽도 10대들이고,당한쪽도 10대다.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소년원에 수감돼 있던 청소년들이 집단탈주하고 편싸움.폭주(暴走)에 성폭행이 잇따르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범죄 대책에 대해 두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한쪽은 비록 청소년이지만 엄하게 죄를 다스려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엄벌주의 쪽이고,또 하나는 선도주의다.어느쪽 입장이든 확실한 것은 성폭행은 사실상 살인행위라는 사실이다.자살한 18세 미용사의 경우처럼 정상적인 여성이 성폭행당하면 「더러운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정신질환으로 황폐한 인간이 되거나 또는 朴양처럼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되니 이보다 더한 살인이 있을 수 없다.
성폭행은 살인보다 더 잔인한 짓이라는 인식이 청소년들에게 확산돼야 한다.이성 보다는 감정,사려 보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청소년범죄가 일어난다.그러나 성폭행이 살인 이상의 죄가 되고 그에 해당하는 엄벌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이 심어진다 면 청소년 성폭행은 줄어들 것이다.
길거리 어디에나 즐비한 유흥업소와 환락가에서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무질서한 성풍속도에 자주 접한다.비디오방과 영화관,어디에서든 성폭행은 아무런 죄의식없는 「장난」쯤으로 비쳐졌을 것이다.성폭행당한 피해자는 자살까지 갈 수밖에 없는 절 대절명의 위기인데도 가해자는 얼마나 큰 범죄를 저질렀는지조차 모르니 성폭행이 계속 번지는 것이다.
성폭행이 살인이라는 인식이 깊어져야 성인들도 왜 유흥업소를 청소년들로부터 격리해야 하는지,성범죄를 촉발하는 영상물을 엄선,차단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성인들은 제멋대로면서 청소년들만 곱게 자라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환락가를 청 소년들로부터격리시키고 불량영상물을 성인들 스스로 멀리해야 비로소 청소년범죄도 수그러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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