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100년史>제16회 멜버른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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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유럽과 미국을 벗어난 최초의 남반구대회.추운 겨울을 피해 11~12월 개최됐다.그러나 멜버른올림픽은 세계적인 냉전체제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수에즈운하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중동의 대립은 악화일로를 걸었고 소련은 헝가리를 침략했다.
또 중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만을 인정한다면 불참하겠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멜버른의 10만명 수용규모 크리켓스타디움은 성화가 채화되는 순간 축제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적대국간 경기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소련과 헝가리의 수구경기는 「물속복싱」으로 묘사됐다.헝가리 선수들은 가는 곳마다 동정어린 눈길을 받았으며 소련 선수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보호를 받아야 했다.
멜버른올림픽은 수많은 영웅을 창조했다.20세의 알 오터(미국)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투창에서 올림픽 최초의 4연패를 이루었다.미국의 보비 몰로와 호주의 베티 쿠스버트는 각각 남녀 1백.2백.4백계주에서 우승,3관왕에 올랐다.헝가리 복서 라스즐로 파프는 미들급에 이어 이 대회에서 라이트미들급 왕좌에 오른뒤 라이트헤비급까지 제패,올림픽사상 첫 3체급우승자가 됐다.
한국의 철권 송순천은 밴텀급에서 동양선수로는 최초의 복싱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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