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리먼, 채권·모기지에 독보적인 4대 투자은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리먼브러더스는 미국 금융의 산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헨리 리먼이 1850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조그만 면화 중개상을 열면서 리먼의 역사가 시작됐다. 헨리는 사업 영역을 면화 매매에서 상품 중개로 확대했고, 이후 펜실베이니아 철도 건설 자금을 대면서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남북전쟁 전까지 리먼은 미국의 철도건설 자금 융통을 주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 채권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월가에 입성한 리먼은 골드먼삭스와 어깨를 겨루며 세계 4대 투자은행(IB)으로 성장했다. 특히 채권 발행과 모기지 인수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2000년대 초반 나스닥 거품 붕괴 때 회사 문을 닫을 만큼 경영이 위태로웠고, 2001년 9·11 테러 때는 본사가 있던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는 아픔을 겪었다. 숱한 위기를 헤쳐 온 리먼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불러온 쓰나미는 피하지 못했다. 1914년 찰스 메릴이 설립한 메릴린치도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다. 주식 중개영업 분야에서 강했던 메릴린치는 1959년 기업을 공개하며 증권업계 1위로 떠올랐다. 69년엔 투자신탁 등 다른 업종으로 영업을 확대했다. 직원수 6만 명에 1조6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메릴린치는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 피어스페너앤드스미스를 비롯해 보험과 부동산·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메릴린치는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스탠 오닐을 내쫓고 존 테인을 새 CEO 겸 회장으로 맞이했지만 140억 달러에 이르는 부실을 털어내지 못하고 회사를 넘겨주고 말았다.

최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