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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최근來韓 앨버트 밴듀라 美스탠퍼드大심리학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화로 경제적 부를 쌓았지만 환경.교통문제,지역이기주의,부패등으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이를 고치기위한 개혁도 그 당위는 인정하면서도 별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타인을 희생하면서 자신의 이기심을 채워보려 는 「집단적 무기력증」에 걸려있다.
여기서 우리는 앨버트 밴듀라(63)교수의 사회심리학적 처방을한번 들어보면 어떨까.
그는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로 미국심리학회장(1974).
서양심리학회장(1980)을 지냈으며 72년 미국심리학회 우수과학자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학자다.인간의 학습을 환경 자극에 의한 반응으로 설명한 행태주의가 팽배하던 50년대에 다른 사람의행동을 모방함으로써 학습이 이뤄진다는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을 제안해 유명해졌다.최근 한국심리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내한했던 그를 만났다.
-최근 수년동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개혁입니다.그러나 사람들은 구체적 변화를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에서 형성된 「학습된 무기력」상태라고나 할까요.사회적 무기력감의 효율적인 극복책은 없습니까.
『정치적 수준의 개혁은 낭비가 많습니다.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사회의 다양한 부분이 자신의 작은 실험을 하도록 자극하고 그것을 통해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확장해나가야 합니다.작은 부분에서 이같은 검증없이 계속 정책만채택해나갈 때는 구체적인 효과없이 오히려 개혁에 대한 불신만 초래하게 됩니다.』 -「자기 효능감」이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각자가 행동함으로써 가져올 수 있는 효과에 대한기대」같은 것입니다.인간이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개개인이 느끼는 「자기 효능감」의 확산에 의해서입니다.사회변화는 통합된 노력에 의해 집단적인 자기 효능감을 가질 때만 일어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지요.미국에서는 문제학생을 지도하기 위한 교육개혁이 정부의 정책적 조치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 주,각 학교 사정에 따라 교사.부모.지역사회의 참여아래 이뤄지고 있습니다.그중 일정한 효과를 낳은 프로그램이 있을 때 그것은 다른 지역,다른 학교에서 모방하며 효능감을 확장해나가고 있지요.』 -우리 사회는 지금 급속한 산업화의 결과로 환경.교통문제등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습니다.귀하가 제시한 「집단적 효능감」이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비결을 던져줄 수 있습니까.
『저는 이 개념을 통해 다양성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창조할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은 것입니다.오늘날의 리더십은 바로 각자의 이해를 공동의 이해와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공동의 이익이 결코 각 개인의 이익에 배치 되지 않는다는것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이런 맥락에서 한국 사회문제 해결에 나의 이론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교수께서 사회변화가 각 개인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에 의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면 사회란 이상적 동기나 이념에 의해선 돌아갈 수 없다는 뜻입니까.
『인간이 변화를 기대하면서 얻고자 하는 것을 세분화할 필요가있습니다.가령 종교인들은 도덕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그들에게 도덕성은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입니다.일반인들도 내적가치와 기대되는 사회적 보상 사이에 갈등을 일 으킬 경우 주관적 가치에 더 강할 수 있습니다.나도 현대 심리학이 지나치게 물질적 자극과 반응으로만 인간행위를 설명하려 한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현재 한국사회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다원주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이기주의에 의한 사회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집단적 효능감」을 형성할 수 있는 지도자의 모델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다양함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존중되어야 합니다.문제는 개인의 가치와 결합될 수 있는 공동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입니다.정치적 위계질서로 어떤 가치를 강요하면 투쟁이 발생하게 됩니다.오늘날의 지도자는 정치적 수단을 동원하는 손 쉬운 방법보다 사회의 다양한 부분들이 자율적으로 개혁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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