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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시화湖 어떤 해결책있나-인공연못이용 자연정화 바람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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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있었던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始華湖)의 「썩은 물」방류는 환경에 대한 철학빈곤과 정책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환경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다.정부는 환경기초시설 확충계획을발표하는등 뒤늦게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과연 시 화호가 깨끗한물을 되찾을지는 미지수다.장.단기적인 해결대책은 무엇이 있는지,훼손된 환경을 살리기 위해 선진국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등을 전문기자 진단을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 註] 정부가 5일 내놓은 시화호 수질개선 종합대책은분명한 한계가 있다.대형 정화시설을 설치하고 시화호 주변에 환배수로를 만든다는 대책은 무엇보다도 이들 시설의 건설.시험가동기간을 거친 뒤에야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오염된 시화호는 그대로 두고 앞으로 2~3년간 계속 방류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사실 시화호 수질개선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화학적산소요구량(COD)20의 수질인 시화호는 하수처리 대상으로 보기에는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다.하수처리장에서는 2백 이상의 오.폐수를 처리,20~30수준으로 정화하는 것이 보통이다.반 면 현재의 시화호 물을 바다로 그냥 방류하는 것도 문제다.
물의 양이 많다보니 오염물질의 양도 많기 때문이다.이 때문에최대한 정화해서 방류해야 하고 동시에 호수 수질도 개선해야 한다.시화호 수질개선과 방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림 참조> ◇외부 오염물질 차단=생활하수.축산폐수로 오염된 지천의 수질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40~50 수준.축산폐수처리장.하수처리장과 환배수로를 설치하더라도 지천으로 인한시화호 오염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부레옥잠 등 수생식물을 배양한 연못에서 자연정화를 거친 후 호수로 들어 오도록 하는 것도 겨울철에는 효과가 없다.축산폐수를 농가.부락단위로 처리하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퇴적토 오염물질 차단=퇴적토에서 녹아나오는 오염물질을 차단하지 않으면 호수 오염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오염된 퇴적토를걷어내더라도 이미 중금속으로 오염된 준설토의 처리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호수수질정화=호숫물에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폭기(暴氣)를 통해 자정작용을 높이는 방법이 있으나 넓은 호수내에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침전.응집제 처리와 희석등의 다양한 방법이 고려돼야 한다.
◇정화 후 방류=오염물질 제거기능을 가진 갈대를 기른 연못이나 모래.자갈을 채운 연못을 통해 호숫물을 자연정화한 다음 방류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이와 함께 비용은 많이 들지만 해수 담수화(淡水化)설비를 통해 물을 정화하는 한편 농축된 오염물질을 이동식 하수처리시설을거쳐 방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불가피하게 방류를 하더라도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최소량을 썰 물 시간에 맞추어 주기적으로 방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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