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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러시아 총리 재지명된 체르노미르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재선에 성공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재지명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58).
그가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알려진 옐친의 뒤를 이어 러시아의 개혁을 완성할 차기 지도자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와병(臥病)중인 옐친의 건강에 관한 각종 정보를 독점적으로 흘렸던 그는 이날 다시 총리에 지명됨으로써 옐친과의 친밀감을 과시했고 4일엔 『나는 이제껏 대선 출마여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고 대답했다.그러나 다음 선거는 두고봐야 알것』이라고 밝혀 옐친 이후를 준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스스로의 말처럼 체르노미르딘은 이제껏 정치적 야심을 버린채 옐친의 재선을 위해 충직하게 일해왔던게 사실이다.그는 92년12월 무명의 기술관료에서 총리로 전격 발탁된 이후 경제안정화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그의 일관된 정책 노력 덕분에 러시아는 살인적 인플레를 잡고루블화 환율을 안정시켰으며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1백10억달러의차관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이같은 성과가 옐친의 재선에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체첸 게릴라들의 인질사건때 평화적 협상을 이끌어내 국제사회로부터도 믿을 수 있는 인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우랄산맥 남부에서 트랙터기사의 아들로 태어나 노동자생활을 거친 뒤 옛 소련에서 가스산업담당 차관,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의 사장을 역임한 그는 92년 옐친에 의해 에너지담당 부총리를 거쳐 총리에 올랐다.
그동안 옐친의 충복임을 자임해온 탓인지 리더십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야심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있다.그가 앞으로 옐친의 후계자리를 놓고 알렉산드르 레베드등 다른 경쟁자들과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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