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다섯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가 떨어지는 것은 단기적으론 허리케인 아이크의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하락 원인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다. 미국·유럽·일본·중국의 세계 4대 경제권 경기가 일제히 가라앉으면서 석유 수요가 급속히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유가를 끌어올렸던 투기 세력이 매도로 돌아선 것도 이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7월 14일 이후 지난 2일까지 상품지수 투자자들이 390억 달러어치의 선물을 팔았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또 “원유 시장의 인위적 가격 조작을 조사하라는 압력을 받아온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선물시장 딜러들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자료가 공개될 경우 노출을 꺼리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커져 유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석유수출국회의(OPEC)가 예상을 깨고 사실상 감산을 결의함에 따라 본격적인 유가 하락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OPEC가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장관회의에서 하루 생산량을 52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회원국 생산 쿼터에는 변화가 없지만 쿼터를 넘긴 초과 생산으로 공급 과잉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OPEC의 생산 쿼터는 총 2880만 배럴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52만 배럴을 더 생산했다. 블룸버그는 “감산 합의 후 뉴욕 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WTI 가격이 배럴당 1.41달러 올랐다”고 전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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