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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냉장식품 부실유통 실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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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달 27일 오전11시 서울노원구 K백화점 지하 식품매장.
꽁꽁 우동.피자 등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냉동식품들이 가득 들어있는 한 냉동고 위틀에서는 물이 줄줄 흐르고있었다.냉동고 온도는 영하가 아닌 영상 11.5도.냉동제품 봉지도 물기가 맺혀 축축했고,딱딱해야 할 우동등은 흐물흐물 녹아있었다.매장 관리자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플러그가 빠져 있었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3시 서울 경동시장내 속칭 도매거리의 소시지.햄취급점인 S상회.영상 20도 안팎의 후텁지근한 날씨에 바람 한점 통하지 않는 가게 안 진열대 위에 소시지.햄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이 제품들은 0도에서 영상 10도까지 냉장보관해야 한다.어린이들이 익히지 않고도 즐겨먹는 햄.소시지이지만 유통기한이 지나고 변질돼 물렁물렁한 제품들도 많았다.
가게 주인은 『도매점이니까 냉장기능이 필요없다』는 엉뚱한 주장을 했고 이 시장 안에는 소시지.햄.어묵등을 진열대에 버젓이내놓고 파는 도매점들이 30여곳이나 됐다.소비자의 안전을 위해제조업체에서부터 소비자 입에 들어갈 때까지 유 지돼야 하는 콜드 체인(냉장유통 사슬)의 곳곳이 끊어져 있다.
다음날인 28일 오후1시 서울마포구 신수시장 근처 P농수축산물 직판장.
냉동고 안에는 본래의 선홍색을 완전히 잃고 거무칙칙하게 변질된 호주산 쇠고기 안심(스테이크용)이 버젓이 진열돼 있었다.또냉동 보관 오징어는 터져나온 내장이 물들어 새까맣다.동행한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김재화연구원 은 『냉동고를껐다 켰다 하는 바람에 얼고 녹는 것을 되풀이하며 변질된 것이틀림없다』고 했다.이밖에 서울송파구 H백화점 식품매장의 대형 냉장고에는 피자 피(판)10개 가운데 7개에 푸른색 곰팡이가 5~6군데씩 핀 상태로 진열돼 있 었다.제조일자가 6월24일,유통기한은 냉장상태에서 1주일이어서 형식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서울중구 P백화점은 우유등을 넣은 냉장고를 아예 가동하지도않고 있었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유통과정의 부패.변질이 늘고있는 만큼 제조에서부터 냉장운송차,도.소매상을 포함한 콜드 체인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한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김영섭.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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