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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중국공산당 75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요즘 중국에선 금전결정론(金錢決定論)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인간의 사회적 지위가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되는 세태가 사회주의 중국에서 정당한가 하는 문제다.이 논쟁은 현재 중국이안고 있는 큰 고민거리인 빈부격차 확대와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달했음을 알리는 동시에 중국공산당이 새로운도전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중국공산당은 중국 그 자체다.지난 82년 채택된 중국헌법엔 공산당의 지위및 역할에 대한 언급이 없다.그러나 공산당은 유일한 정책결정기구며,중앙.지방 정부기관이 공산당의 정책을 수행한다.세계 최대인 중국공산당은 당원수만 5천7백만명 에 달한다.
1921년 창당된 중국공산당은 국민당의 탄압,침략자 일본과의싸움,그리고 내전등 숱한 시련을 극복하고 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건국초기부터 중국은 사회발전과정을 놓고 소련과 대립했다.처음엔 소련식 발전을 모델로 삼았으나 이 념문제로 갈등을 빚어 양국관계는 50년대말 완전 단절됐다.그후 중국은 대약진(大躍進)운동등을 통해 국내역량의 총결집을 시도했으나 결과는실패였다.
60년대 들어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은 사회발전방식을 놓고 노선차이를 드러냈다.66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시작한 문화대혁명은10년후 대실패로 끝나고,덩샤오핑(鄧小平)등 실용주의세력이 권력을 장악했다.덩샤오핑은 「4대 현대화」계획을 추진해 눈부신 발전을 이뤘으며,오는 21세기 세계 최대 경제대국을 꿈꾸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부작용도 크다.가장 심각한 것이 빈부격차 확대다.개혁.개방의 과실이 특정지역.계층에 편중됨으로써 소수 부유층과 다수 빈민층을 양산,사회주의체제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또 개방의필연적 결과인 민주화 요구에 대해 중국정부는 가 혹한 탄압을 가해 국제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있다.중국공산당은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부패의 온상이 됨으로써 인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특히 청년층이 입당(入黨)을 기피함으로써 활력을 잃고 있다.
오늘은 중국공산당 창당 75주년 기념일이다.그동안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은 중국공산당이 이룬 업적인 동시에 위협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같은 도전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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