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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에 자살 가장 많은 이유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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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5월 전남 영광에서 농민 C씨(48)가 숨진 채 발견됐다. 3년 동안 심한 우울증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은 그는 소의 사료 값 부담까지 겹치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C씨처럼 5월에 자살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자살자의 월별 구성비(2006년 기준)는 5월이 9.9%로 가장 많고 3월(9.4%), 4월(9.3%) 순이다. 홍콩의 유명 배우 장궈룽(張國榮)과 미국 록그룹 너바나의 보컬인 커트 코베인도 4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봄에 세상을 등지는 이유는 뭘까. 한국자살예방협회 김희주 사무국장은 “자살하는 사람의 80%는 어떤 이유로든 우울증에 걸린 상태”라며 “우울증이 봄에 심해지기 때문에 자살도 많다”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으나 병원을 찾는 사람은 20~30%도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5.6%다. 한국인 269만 명 정도가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6년 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63만8000여 명으로 2001년에 비해 47.6% 늘었다.

자살 이유를 다르게 분석하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이은(정신과) 교수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봄철에 인사 이동이나 진학 등으로 신상에 변화가 많이 생기는데 본인이 그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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