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고교생 모의투자 1·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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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등학교와 (주)현대증권이 지난 7월 21일 ‘제1회 전국고교생 모의투자대회’를 열었다. 약 한 달 동안의 투자기간을 거친 뒤 수익률에 따라 수상자를 가렸다. 지난 1일 시상식에서 1·2등을 각각 수상한 두 학생을 만나봤다.
 

“비교적 안정적인 코스피 200 종목들만 이용해서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야하는 대회의 특성을 고려해 단타매매 전략을 택했어요.”

54.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방소정(17·민사고2)양은 “대회기간 동안 장세가 불안해진 탓에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41.9% 수익률로 2위를 한 김현진(17·덕수고2)군도 ‘단타’의 덕을 본 것은 마찬가지. 초반에는 EPS(주당순이익)가 크게 증가하는 종목만 골라 투자한 뒤 관망했지만 대회 중반에 들어서면서 단타전략으로 돌아섰다. 김군은 “하지만 시간이 더 있었다면 한두 종목만 제대로 골라서 장기투자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학생 모두 투자 공부는 독학으로 파고들었다. 방양은 대학생 모의투자대회 1등 수상자의 공개 체결내역을 분석하며 나름의 전략을 세웠다. 한 증권회사의 트레이딩 프로그램에서 시뮬레이션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시험해 보기도 했다. 김군은 1학년 때부터 이미 종잣돈 70만원으로 실전 투자를 하고 있던 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시사와 관련 뉴스를 꼼꼼히 살피며 종목을 분석했다.

물론 대회 중에도 긴장의 끈은 놓을 수 없었다. 관심 종목들에 대한 뉴스를 챙기고 여러 게시판을 돌며 사람들의 입소문과 상황의 추이를 체크해나갔다. 방양은 “장이 열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컴퓨터 앞에 앉아 투자에 집중해야 했다”며 “방학 중 보충수업학원수업을 듣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털어놨다. 김군은 “장이 불안한 시기였는데,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3%나 하락한 주가에 좌절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나중에 수입이 생기면 좀더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볼 생각이라는 두 학생. 그러나 직업으로 삼기보단 취미로만 할 것 같단다.

김군은 “사실 진짜 내 돈이 아닌 가상 투자였기에 높은 수익을 올렸는지도 모르겠다”며 “실제 투자에서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냉철하게 판단하기 힘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방양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주식 투자는 변수가 상당히 많고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두 학생 모두 아직은 공학계열에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워렌버핏처럼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역할에도 매력을 느끼게 됐다”는 방양. 김군도 “대회를 계기로 경제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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