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신시가지 파출소 하나 없어 주민들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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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시가지 주민들은 밤낮없이 불안하다.
92만6천평의 황량한 벌판에 파출소 하나 없기 때문이다.시위진압 전경들이 타고다니는 버스를 이용해 만든 이동파출소가 고작이다.『경찰관만 보면 구세주를 만난 기분입니다』 맞벌이 주부 黃모(35.동신아파트)씨의 말 한마디가 입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상태를 그대로 대변한다.
『초저녁에도 아파트단지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건물공사장이 즐비한 인적드문 길을 따라 집까지 1백여를 혼자 걸어갈 때는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것같아 덜컥덜컥 겁이 난다』는 것.
그래서 주민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혼자 나가는 것조차 꺼릴 정도다. 불안하기는 경찰도 마찬가지.관할지역이 넓고 치안수요는 많은데 인력과 장비,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부산경찰청은 당초 신시가지에 파출소 7곳과 방범순찰대 1곳을 만들기로 하고 땅(2천7백8평)까지 확보했으나 「작은 정부」를 앞세운 총무처가 신설승인을 하지않아 내년에 파출소 3곳과 방범순찰대 1곳을 설치한다는 계획만 겨우 세워두고 있다.
대신 방범초소 3곳을 설치,경찰관 2명씩을 배치하는 한편 중1파출소와 우1파출소에 112순찰차량 1대씩을 늘리고 매일 방범순찰대원 50명을 파견,순찰을 강화키로 하는 등 「신시가지 치안대책」을 마련했으나 이마저 인력과 장비를 확보 하지 못해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임시방편으로 5월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4곳에 방범순찰대원 2명씩을 배치,24시간 순찰활동을 펴고있을 뿐이어서신시가지는 사실상 치안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해운대경찰서는 주민들의 불안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임시파출소라도 만들기로 하고 경찰청으로부터 『7월께 필요한 인원(9명)을 늘려주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아 신시가지안 가건물을빌려 22일 마무리 예정으로 시설을 갖추고 있으 나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해운대경찰서 강세원(姜世元.48)방범과장은 『해운대 해수욕장과 관광특구가 인접해 있어 범죄발생 우려가 높은 상황인데도 방범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않아 걱정』이라며 『당분간은 기존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방범활동을 강화하는 수밖 에 없다』고밝혀 주민들의 불안한 생활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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