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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황 테러 가능성 … 적색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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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랑스 전국 지방경찰청장 회의가 2일(현지시간) 오전에 열렸다. 12∼15일 프랑스를 방문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경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교황은 프랑스 남부의 성지인 루르드 방문차 프랑스에 온다. 루르드는 성모가 발현한 것으로 알려져 해마다 수많은 신자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올해는 성모 발현 150주년이다. 그런데 교황 방문을 앞두고 테러 시도 가능성이 감지돼 긴급히 지방경찰청장 회의가 마련됐다.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이번 방문 기간 중 불법 시위나 테러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경찰 책임자는 “교황에 대한 직접적인 테러 협박 메시지는 없지만 최근 국제 정세가 긴박해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파견 프랑스 병사 10명이 테러로 숨졌고, 최근 프랑스 정보 당국의 점검 결과 테러 징후가 발견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계 대상 1호는 회교 무장단체다. 지난해 5월 알카에다는 교황을 잠재적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 베네딕토 16세의 경우 요한 바오로 2세와는 달리 정치적 발언도 서슴지 않아 이들의 비난을 샀던 전례가 있다. 이후 교황의 이동 때마다 각국은 경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남성 동성연애자 중심의 반에이즈 운동단체인 ‘액트업’도 요주의 대상이다. 이들은 “콘돔을 쓰지 못하게 하는 교황청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하게 됐다”며 교황청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교황 경호는 프랑스 경찰과 스위스 용병, 바티칸 경호군이 공동 진행한다. 우선 스위스 용병으로 구성된 근위대 소속 특별 경호요원 2명이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경호한다. 이들은 교황이 어딜 가든 따라다닌다. 이탈리아 국적의 바티칸 군 소속 경호요원 4명이 이들 옆에 선다. 프랑스 경찰기동대 소속 최정예 대원 100여 명이 교황을 큰 원으로 다시 둘러싼다. 정·사복 경찰 3000여 명은 군중 속에 들어가 주변의 수상한 사람들을 감시하고 2000여 명은 외곽에 배치된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스위스 용병 근위대=1506년부터 502년째 교황청을 지키고 있는 정예 부대다. 스위스에서 군 복무를 마친 고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유자로 전원 가톨릭 신자다. 19∼30세, 키는 1m74㎝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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