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는 '모빌오피스제'시행-한국IB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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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기도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사는 한국IBM의 김기홍(金基洪.34)차장은 1년 전부터 서울여의도 본사로 출근하지 않는다.승용차로 1시간30분이나 걸리는 본사로 출근하는 대신 직접 고객을만나러 나가거나 짬짬이 집에서 일하고 필요하면 30분거리의 서울삼성동 IBM고객지원센터로 출근한다.
486노트북 컴퓨터.휴대폰.삐삐등 첨단통신장비로 「무장」한 金차장이 맡고있는 일은 제조업체에 대한 중대형컴퓨터 납품영업과컨설팅.현재 그는 사무실에서 1주일 평균 4시간40분정도 일하지만 재택근무는 5시간20분이나 된다.고객과의 상담시간도 1년전보다 25% 늘어난 주당 20시간에 이른다.
한국IBM이 지난해 7월 국내 처음 전직원의 45%에 해당하는 영업.서비스사원 6백명을 대상으로 출퇴근이 따로 없는 「모빌오피스(Mobile Office=이동사무실)제」를 도입,시행한 뒤의 신근무 풍속도다.
「직원이 있는 곳이 곧 사무실」이라는 모빌오피스 개념으로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등을 갖춘 직원은 언제 어디서나 본사의 통신망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전자우편으로 업무지시.연락을 받는다.
각자의 업무스케줄은 일정관리시스템에 매시간 등록, 관리자는 누가 언제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본사 주컴퓨터를 통해 확인한다.
자기 자리가 없는 모빌사원이 본사에 출근할 경우 5개층에 마련된 1백60석 규모의 공용(共用)사무실을 이용한다.사무실 앞에 설치된 「플렉시 무브(Flexi Move)」라는 컴퓨터시스템에 본인 이름을 입력하면 전화와 근거리통신망(L AN)이 연결돼 있는 빈자리를 바로 알 수있다.
이같은 모빌오피스제를 도입한 한국IBM은 시행 1년만에 고정비용(사무실임대료.집기등)을 20억원 줄이고 매출은 사상최고인4천억원을 달성,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이 회사가 모빌사원 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는 새로운 근무형태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74%는 일의 능률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이상호(李相鎬)인사.경영담당 상무는 『직원들의 적응이 빨라 1년뒤에는 더좋은 성과가 기대된다』며 『보험.제약회사에서도 모빌오피스 도입 컨설팅문의가 오 고있다』고 밝혔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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