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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프리즘>강수연-아역배우서 월드스타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강수연의 나이는 이제 서른.보통 사람같으면 한창 자신의 일을시작할 나이다.그러나 그의 프로필은 벌써 보통사람 1인분의 삶을 꽉 채운다.
66년 서울서 2남2녀의 장녀로 태어난 그는 다섯살때 어머니의 손을 잡고 방송국에 들어간 이후 25년을 연기만 하고 살았다. TV어린이 프로에 출연하다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리기 시작한 것은 교동초등학교 3학년때인 76년 영화 『핏줄』에 출연하면서부터.
이후 그녀는 풍문여중.동명여고를 거치면서 KBS-1TV 『고교생일기』등 주로 청소년 이미지를 가진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여고를 졸업하고 85년 『W의 비극』에 출연하면서부터완연한 성인연기자로 이미지를 일신한다.
이후 남은 80년대의 절반동안 『고래사냥2』『씨받이』『미미와철수의 청춘스케치』『됴화』『연산군』『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감자』『업』등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그녀는 정상의 스타로 자리를 굳힌다.
87년엔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88년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대종상여우주연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여기에 국제영화제에서의 수상이 이어지면서 그녀는 월드스타라는 호칭을 얻는다. 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2년뒤인 89년 제16회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다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그녀는 해외로부터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프랑스.이탈리아.대만 등 30여개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를보내 출연교섭을 해오는가 하면 도쿄영화제와 모스크바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국제영화제 수상으로 인한 「특수」로 89년은 바빴다.절반정도를 해외에서 보내면서도 그는 『그후로도 오랫동안』『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두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의욕을 보였다.
덕분에 그녀는 90년대를 군림하는 톱스타의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추락…』이후 재미교포와 염문을 뿌리며 1년동안 휴지기에 들어갔던 그녀는 90년말 박광수감독의 『베를린 리포트』에 당시 최고의 개런티를 받으며 캐스팅됐다.이후 장선우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을 비롯,『그대안의 블루』『그여자 그남자 』『웨스턴 애비뉴』『장미의 나날』『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잇따라 출연했다.
90년대에 출연한 작품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사극류가 한편도 없고 사회성 짙은 리얼리즘 계열의 영화에서부터코미디와 페미니즘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월드스타라는 호칭에맞게 장르와 배역 성격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연기지평을 갖기 위한 제2의 탐색기로 볼 수 있다.개봉중인 영화 『지독한 사랑』에서 그녀는 실마리를 찾아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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