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도시개발 무엇이 문제인가-더러운 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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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서울의 「노란 하늘」이 한국 도시환경의 현주소다.도시환경 실태는 한마디로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모를 「총체적 오염」상태임을 당국 스스로 시인하고 있다.
서울의 하수도는 45%가 낡고 불량해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하수도관을 통과하는 하수의 36%가 새어나가 지하수를오염시키고 있으며 하수처리장에서는 오염물질의 63%만 걸러낸채나머지는 그대로 흘려보내는 상태다.먹는 물까지 더럽히는 하수도문제 해결이 첫번째 당면과제다.중소도시는 더욱 심각하다.하수도보급이 변변찮은 탓에 생활폐수가 그대로 방류돼 하천이 죽어가고있고 상수원에까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전주천이 썩어 특산품인 「전주 한지」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쓰레기 공해 역시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쓰레기의 52%를 매립하고 있지만 전국 매립지 5백36곳 가운데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더러운 물을 처리할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은 11곳 뿐이다. 쓰레기 처리장 주변에 환경오염 물질을 흡수.정화하는 환경보전림이나 차단녹지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주변에 혐오시설 건설을결사 반대하는 「님비」현상은 당연한 귀결이다.
대기오염의 경우 90년대 들어 저황유 보급 등에 따라 다소 개선되고는 있으나 울산.대구등 일부는 여전히 환경기준을 넘어서고 있다.또 대부분 도시의 먼지 오염도도 세계보건기구(WHO)권고치를 초과한다.
모두가 계획 입안단계에서부터 환경에 대한 영향을 따지고 대책을 찾는 도시개발을 도외시한 결과다.그러나 환경개선의 성패는 정부 정책뿐 아니라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하는 문제이니 만큼 훨씬 복잡하고 어렵다.
신혜경,이재훈,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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