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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군 11개 → 31개 … 고교 선택시대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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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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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통합학군 도입=서울시 학교군은 현행 11개 일반학교군에 추가로 서울 전 지역을 한 단위로 하는 단일학교군, 인접한 2개 일반학교군을 묶는 19개 통합학교군이 생긴다. 예를 들어 강남학교군은 강남 인근의 동작과 합쳐 강남·동작학교군, 강동과 합쳐 강동·강남학교군이 된다. 성동, 중부와 합친 강남·성동, 중부·강남학교군도 생긴다. 서울시내 고교 학교군은 1974년 고교 평준화와 함께 공동학교군 1개, 일반학교군 5개 등 6개 학교군으로 구성됐으며 80년대 ‘강남 8학군’ 시절을 거쳐 98년부터 11개 학교군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번 학교군 설정안은 동국대 박부권 교수팀이 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연구한 뒤 지난해 발표한 ‘학교선택권 계획안’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18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시교육위원회 심의를 통해 확정된다.

◆고교도 본격 경쟁 시대=학교군이 확정되면 내년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이기성 장학관은 “모의 배정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중 단계별 학생 배정 비율 등 2010학년도 고교 신입생 전형 방법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교선택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은 2단계에 걸쳐 총 4개 학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첫째 단계는 신설된 단일학교군(서울시내 전체)의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1, 2지망을 나눠 2개 학교를 지원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정원의 20~30%를 추첨으로 배정한다. 1단계에서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2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에선 현재의 학교군과 같은 일반학교군(11개) 내에서 1단계와 마찬가지로 2개 학교를 지원할 수 있으며 학교 정원의 30~40% 인원이 추첨을 통해 원하는 학교에 배정된다. 2단계까지 학교 배정을 받지 못한 학생은 3단계에서 배정이 되는데 새로 생긴 통합학교군(19개)에서 대중교통편과 종교 등을 고려해 강제 배정한다.

고교선택제를 시행하면 94년 성수대교 사고 이후 중단된 강남·강북 간 학생 이동 배정이 재개된다. 성수대교 사고 이전에는 강남의 학생이 한강을 건너 강북의 학교에 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사고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학생들이 한강을 건너 등교하지 않게 고교를 배정했다.

고교선택제의 배정 방식은 고교 간 경쟁을 촉발시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차 지원에서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고교가 나올 수 있다. 이런 학교는 강제 배정을 통해 정원을 채울 수는 있지만 학교에 대한 평가는 나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평가가 나쁜 학교에 대해서는 초기에 지원을 해 교육의 질을 높이도록 하겠다”며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 교육감은 16대 교육감 시절인 2005년부터 고교선택제 도입을 추진했으며 올 7월 치러진 17대 서울시교육감 주민직접선거에서 고교선택제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중앙대 강태중(교육학과) 교수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재 학교마다 교육과정 등이 차별화되지 않았다”며 “학교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와 전통, 동문 규모, 명문대 합격자 수만을 보고 지원 학교를 정할 경우 이것이 교육적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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