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쿠바제재조치 갈수록 고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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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이 쿠바에서 사업하는 외국기업을 제재키로 한데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유럽연합(EU)은 미국의 제재조치가 취해질 경우 보복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고,멕시코는 대응입법을 고려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또 지난 4일 열린 미주기구(OAS)연차총회에서는 미국만 반대하는 가운데 쿠바제재를 위한 헬름스-버튼법이 국제법상에 저촉되지 않는지 여부를 위원회를 구성해 검토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다.
자크 상테르 EU집행위원장은 12일 백악관에서 이탈리아의 로마노 프로디 신임총리가 이끄는 EU의장단과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회담이 끝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느 한 국가가 다른 나라에 자국의 전략을 강요하는 것은 정당화되거나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쿠바와 이란,리비아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한다면 이에 보복할 것』이라고밝혔다.한편 캐나다를 방문중인 에르네스토 세디요 멕시코 대통령은 12일 『멕시코정부는 쿠바와 거 래하는 외국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맞서기 위한 입법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고쿠바에 대한 최대투자국인 캐나다기업들도 미국의 제재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 쿠바와의 거래를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올들어 쿠바가 미국 민간항공기 2대를 격추시키자 헬름스-버튼법을 만들어 지난 59년 쿠바사회주의 혁명이후 쿠바내 미국소유 재산이나 망명중인 쿠바인의 재산을 이용해 사업하는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소송을 통해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그런데 이 법은 미국법을 미국 바깥에까지 적용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불법」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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