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한려수도의 파도를 가르며 다니는 여객선들의 이름이 우리말로 잇따라 바뀐다.
「바람따라」「구름따라」「한마음」「두리둥실」「두둥실」등.
아름다운 풍광을 떠올리게 하는 시구와도 같은 이것들은 최근 부산에서 남해안 일대 각 항구를 운항하는 여객선들의 이름이다.
㈜세모 소속 「바람따라」호는 재래식 여객선 한려1호가 운항해오던 부산~거제 옥포.고현 항로에 지난달 20일부터 새로 취항,바람결처럼 부드러운 항해를 하고 있다.또 7월에 태어날 「세월따라」호도 같은 회사에서 부산~장승포.해금강간을 운항할 새 여객선.총톤수 1백41으로 일반적인 선체모양인 모노홀 선박인 이들 쌍둥이 여객선의 이름을 합치면 「바람따라 세월따라」로 아름다운 서정시를 떠올리게 한다.이 회사의 공기부양선 「두리둥실」(부산~거제),「두둥실」(통영~욕지 ),「순풍호」(여수~남면)등도 선박의 종류에 걸맞은 순우리말 이름으로 승객들에게 친근감을 더해준다.국내 연안여객선 24척을 가진 ㈜세모는 유병헌회장이 우리말 여객선 이름에 대한 관심이 커 새로 만드는 배이름은 순우리말로 지어주고 있 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8월부터 부산~울산 방어진간을 운항하는 쌍동여객선 한마음호(4백89)도 현상공모를 통해 우리말 이름을갖게 됐다.
이들 연안여객선은 70년대만 해도 소속 선사의 이름에다 1,2호식으로 명명하다 80년대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외국어로 짓는 것이 유행했다.외국어 대신 우리말 이름을 단 선박들이 한결 친근감을 더하자 거제.장승포.통영 일원의 각 항구에는 우리말 여객선 이름을 딴 노래방과 술집까지 잇따라 들어서 인기도를방증해 준다.
부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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