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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戰총아미사일>上.미사일의 두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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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는 10,11일 서울에서 한.미 미사일협상이 개최됨으로써 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이 동시에 미국을 상대로 각각 협상을 벌이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한국에 비해 미사일 개발능력에서 월등히 앞선 북한의 경우 미사일 수출통 제문제가 이슈로 제기돼 있는데 비해 한.미간에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산업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른바 「대미(對美)미사일 보장서」개정 문제와 함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가입문제가 주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대량파괴무기 운 반수단이면서 동시에 우주산업 개발의 핵심요소인 미사일 자체가 갖고 있는 양면성의 문제와 함께 북.미,한.미간의 미사일 갈등을 3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 [편집자註] 지난 90년의 걸프전은 현대전이 어떤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동원된 무기,전술전략 모두가 과거의 전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전개됐다.
홍해에 진출한 미군함정에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는 이라크의 주요 군사시설들을 정확히 두들겼고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각종 함재기들은 후세인이 감춰둔 각급 시설.장비를 여지없이 파괴했다.대응 출격한 이라크 공군기들은 미군기의 공대 공 미사일에맥없이 무너졌다.사실 초반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걸프전의 승패는 이미 갈렸었다.
걸프전에서 그나마 다국적군과 인접국에 위협이 된것도 후세인이자랑하던 전차부대가 아니라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날아든 미사일이었다.이라크군이 발사한 스커드 형태의 알 후세인 미사일은 이스라엘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이라크 미사 일이 요르단을지나 이스라엘을 때릴 때마다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뒤늦게 명중률 10%정도로 평가됐지만 당시 이스라엘 국민들을 안심시킨 것은 요격을 위해 발사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었다.
미사일은 또 이런 국지전에서만 위력을 발휘하는게 아니다.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 등 강대국들은 지구상 어느곳이든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두고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유사시 최후의 보복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의 총아(寵兒)인 미사일은 사실 로켓에다 유도장치를 부착한 「똑똑한」 무기다.로켓은 일반 포탄과 달리 로켓내에충전돼 있는 추진장약이 타면서 목표지점까지 날아간다.때문에 미사일은 유도가 되지 않는 로켓에 비해 훨씬 정밀한 무 기다.성능이 떨어지는 북한의 스커드미사일도 수백㎞ 떨어진 직경 3백 크기의 목표물을 명중시킬수 있다.미국이 개발중인 신형미사일은 수천㎞ 떨어진 직경 10㎝에 불과한 표적도 가격할 수 있다.
특히 사정거리가 수백㎞이상으로 길고 1가량의 탄두를 장착하는탄도미사일인 경우는 그 속도가 빠르고 탄두에 재래식 폭탄은 물론 화학탄및 핵무기까지 장착할 수 있다.이 스커드를 공중에서 요격,파괴하기란 대단히 어렵다.미국이 전역미사일 방어체제(TMD)를 전세계적으로 구축하려는 것도 이런데 있다.탄도미사일을 다단계로 요격하려는 것이다.미사일의 군사적 가치에 대한 이런 인식과 관련기술이 점차 일반화되자 80년대 들어서 북한을 비롯한 인도 등 후발 군사대국들이 너도나 도 미사일 갖기에 열을 올렸다.이로 인해 중동과 동북아 등 전쟁 우려지역에서는 위기가더 고조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들은 미사일기술이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MTCR를 만들었다.
그러나 미사일기술은 근본적으로 우주산업기술과 중복되는 것들이많아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아직 우주산업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들에는 미사일개발 규제가 커다란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통신수단이 우주로 확대되면서 한국만 해도 앞으로 수십개의 저고도 경량위성을 띄워야 하고 무궁화위성및 기상관측위성 등 수많은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 쏘아올려야 할 판이다.언제까지나 외국기술에 의존할 수 없고 기술축적과 개발이 불가피한 입장인데 미국은 이 관련기술의 무기적 측면을 강조하며 규제의 고삐를 강하게 잡고 있는 형편이다.하지만 최근 릴레이식으로 진행되는 북.
미 미사일협상은 한.미간 미사일협상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북한은 스커드를 비롯,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노동1호를생산했고 미국 하와이.알래스카 등지에 이르는 대포동2호까지 개발,한국.일본 등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북한 미사일의 더 심각한 문제점은 북한이 스커드 등 미사일 관련기술을 이란.이라크등 미국이 테러국으로 지목한 나라에 수출하는데 있다.따라서 북.미 미사일협상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세계분쟁을 촉발하는 국가들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한국의 경우는 한국이 사정거리 1백80㎞를 초과하는 미사일은 물론 과학용 로켓까지 만들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대미 미사일보장서」가 코앞에 다가온 우주개발에 커다란 장애가 되는데서 비롯한다.관측로켓이건 우주발사체건 웬만하면 1백80㎞를 넘기 때문이다.한국측은 군사적 용도가 아닌 산업용이나 과학용으로 로켓 등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MTCR의 규정에 맞게 제한을 철폐하라는 것이다.
한국과 북한을 상대로 동시에 미사일 협상중인 미국은 한국에 대한 규제를 푸는게 북한과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이유로한국을 미국의 통제속에 계속 묶어두려 하고 있다.
김민석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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