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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꾸러기] “잘한다” 칭찬에 아빠가 더 적극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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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중앙일보·동원그룹 주최 ‘책꾸러기’ 캠페인의 열 세번째 ‘으뜸맘’으로 뽑힌 강미라(33·경기 의정부 호원동)씨는 남편 변형종(34)씨를 추켜세웠다. 맞벌이 부부인 두 사람이 세 살 터울 남매 은서(6)·은준(3)을 ‘책꾸러기’로 만든 건 지난해 12월이다. 그림책을 공짜로 받아볼 수 있다는 이웃 엄마의 귀띔에 신청했다. 당첨 후 ‘책꾸러기’인터넷 홈페이지(www.iqeqcq.com)에 들어가본 강씨는 게시판에 올라온 다양한 독후활동을 보고 욕심이 생겼다. “직장일 하느라 바쁘긴 하지만 시간은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당시 강씨의 결심이다.

강씨의 의지는 강했다. 지난 8개월 동안 무려 240여 가지의 독후활동을 했다. 심지어 지난 3월 두 아이 모두 장염으로 입원했을 때도 병원에서 10여개의 독후활동을 했다. 주변에선 “병상투혼”이라며 놀라워했다.

은서·은준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변형종·강미라씨 부부. 책은 무궁무진한 놀이의 소재가 되고, 놀이는 아이들에게 제일 좋은 약이 된단다.

아빠 변씨의 적극적인 참여는 7월부터 시작됐다. 마침 그 달 받아본 책이 『아빠랑 함께 피자놀이를』(보림)이었다. “그래, 우리도 아빠랑 한번 해보자”며 은서에게 아빠와 함께 하고 싶은 활동을 적어보라고 시켰다. ‘아빠랑 그림 그리기’‘아빠랑 팥빙수 만들기’‘아빠랑 김밥 만들기’‘아빠랑 오락실 가기’ 등. 은서는 희망사항을 빼곡히 적었다. 그 실행 후기를 하나하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자 댓글이 수십개씩 달렸다. 육아 관련 사이트에서 보기 드문 ‘아빠’의 등장이 엄마들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었다. “잘한다”“부럽다”는 칭찬에 변씨의 독후활동은 가속도가 붙었다. 변씨는 은서가 생각해내지 못한 활동까지 한 달 동안 38가지 독후활동을 했다. 강씨는 “필요없는 것은 당장 버려야했던 깔끔한 남편이 재활용 쓰레기로 분류해 둔 종이상자를 보며 ‘이걸로는 뭘 해볼까’라고 묻더라”며 남편의 변화를 신기해했다.

변씨의 육아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엔 아이들과 놀아준다고 하면 야구장을 가거나 놀이공원을 가는 등 특별한 이벤트를 떠올렸는데 이제 생각이 달라졌어요. 아이들이 원하는 건 거창하게 놀아주는 시간이 아니더라고요. 하루 10분, 20분도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데 충분합니다.”

또 바쁜 맞벌이 생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네 식구가 하루종일 각자 바쁘게 살다 저녁 때 만나니 가정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더 많이 놀아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퇴근 후 술만 줄이면 된다”며 으쓱해했다.

◆‘책꾸러기’캠페인은=만 6세 이하 어린이를 키우는 가정에 한 달에 한 권씩 12권의 책을 무료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매달 20일까지 신청을 받으며, 매달 1000명씩 당첨자를 선정한다. 또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독후활동기를 심사해 매달 한 명씩 ‘으뜸맘’을 선정, 그림책 100권과 책장을 선물한다. 

글·사진=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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