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위기, 정치적으로 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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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차관을 지낸 조건식(56·사진) 한림대 객원교수가 28일 현대아산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박철언 전 장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등과 함께 대북사업 초기부터 관여해 왔다. 윤만준 전 사장은 지난달 벌어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조 신임 사장은 이날 임시 주총 직후 서울 계동 현대아산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이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면 (금강산 사건으로 빚어진 남북 경색을 풀 수 있는)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결국 시기가 문제이며 그동안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로 선임된 배경은.

“최근 현대 측의 연락을 받고 나도 놀랐다. 윤 전 사장은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다. 2004년 차관에서 물러났을 때 단둘이 만나 남북관계에 관해 조언한 적이 있다. 또 남북관계 고비 고비마다 늘 현대아산과 함께 일해 왔다. 하지만 현대그룹이나 현정은 회장과 사적인 관계는 없다. 일대일로 만난 적도 없다.”

-현 회장이 특별히 당부한 것은.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 다만 어려운 시기니 합심해서 잘했으면 좋겠다고만 했다.”

-최근의 남북 경색을 풀 복안이 있나.

“뜻밖에 중책을 맡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측 체면을 살려주고 남측은 원하는 현장조사를 하는 식으로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시기가 문제다. 지난주 내가 장로로 있는 남서울은혜교회의 홍정길 목사와 함께 대북 지원 민간단체인 남북나눔운동 일원으로 평양을 다녀왔다. 시간을 끌면 대북지원단체도 (지원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

-기업 경영을 해본 적이 전혀 없는데.

“치명적인 약점이다. 현대아산에는 대북 사업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 함께 논의하며 방향을 정하겠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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