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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축구 유치 숨은 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얻어내기까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보여준 막후외교에는 金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그대로 배어있다.한가지 목표를 설정하면 앞뒤를 쳐다보지 않고 매진하는 것이 金대통령이다.
93년11월1일 월드컵 축구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단 격려만찬에서 월드컵 유치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운을 뗀 이후 金대통령은 득표에 도움이 되는 인사를 최우선적으로 만났다.일본의 경쟁심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金대통령이 월드컵 관 련인사와 면담했다는 사실조차 언론에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언론은국익 차원에서 이를 수용했다.
金대통령은 지방선거와 4.11총선 만큼이나 월드컵 한국유치에관심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선거결과는 단기적인 정국관리차원에서관심사였지만 월드컵은 차기.차차기 정권의 창출과도 연결지어지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金대통령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표를 가진 각국 지도자들과의 정상회담과 주한대사 접견,심지어 해당국의 유력인사 방한 등 기회있을 때마다 우리의 월드컵유치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FIFA집행위원및 국제스포츠계 인사들 도 일일이 만났다. 金대통령은 존 메이저 영국총리,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등에게 월드컵 유치를 위한 정상차원의 협조를당부했다.정상외교 채널을 풀 가동해왔다.
그동안 FIFA집행위원 21명중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났다.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잭 워너 위원은 세번이나 만났다.홍콩의 헨리 콕 위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당사자 면담은 물론 메이저영국총리와 장쩌민 중국국가주석에게도 협조를 요청 하는 열성을 보였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일본총리의 취임이후 한.일간 유치경쟁이 가열되면서 FIFA집행위원 20명에게 직접 친서를 보냈다.사우디아라비아에는 최호중(崔浩中)자유총연맹 총재에 이어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을 보냈으며 아르헨티나에는 이 홍구(李洪九)신한국당대표를 특사로 보냈다.김영수(金榮秀)문화체육부장관은 특사자격으로 카메룬과 튀니지.모리셔스를 방문해 FIFA위원들및 정부 각료들을 만나 설득작전을 폈다.金대통령은 개최지결정예정일인 1일 FIFA집행위 최종설명회용 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한국개최의 당위성을 강조키로 돼있었으나 공동개최로 결정되는 바람에 불발로 그쳤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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