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컵축구 공동개최案 향방 오리무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럽축구연맹(UEFA)의 「월드컵축구 공동개최안」은 31일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에서 과연 통과될 수 있을 것인가. 29일 취리히에 도착한 레나르트 요한손 UEFA회장은 『입장은 종전과 변함이 없다』며 31일 집행위에 공동개최안을 상정하고 한.일 공동개최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반면 단독개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주앙 아벨란제 FIFA회장은 50여명의 남미 축구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취리히에 도착,29일 오후 시내 사보이호텔에서 헨리 폭(홍콩) 위원을 제외한 20명의 집행위원을 참석시킨 가운데 80회 생일파 티를 갖는등막판 세 과시에 열을 올렸다.
각 대륙연맹 회장.사무총장,98프랑스월드컵 조직위원회 관계자등 세계축구계의 기라성같은 거물들이 참석한 이날 파티에서 중병설이 나돌던 기예르모 카네도(멕시코)FIFA부회장과 나란히 선아벨란제회장은 다시한번 「월드컵축구 단독개최」의 사를 강조하며요한손회장측의 공동개최론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UEFA와 아벨란제회장이 팽팽히 맞선 공동개최안 통과여부는 따라서 아프리카의 3표와 북중미의 잭 워너(트리니다드 토바고).이삭 사소사소(코스타리카)등 입장표명을 자제해온 「제3세력」의 향배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일부 분석가들은 아벨란제회장이 94년 자신의 재선과정에서처럼 일단 당초 의지를 밀어붙이다 여의치 않으면 표결직전 극적인 타협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벼랑끝 협상의 명수라는 점을 들어 이번에 요한손과 막판타협에 성공,표결자체 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정작 그 타협이 공동개최냐,단독개최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종잡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한국으로선 집행위원들의 공동개최안 지지여부가 한.일 지지성향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31일의 표결유무를 떠나하루뒤의 단독개최 표결에 대비해야 할 입장이다.
여기서 가장 유의해야 할 대목은 공동개최 무산이후 유럽표(8표)의 향방이다.
요한손의 의중을 잘 대변해온 것으로 알려진 브라운 독일축구협회장은 이달초 『유럽은 공동개최를 규정을 통해 한.일 양국이 공동개최토록 노력하겠으나 좌절될 경우 사전약속 없이 개별적으로투표할 것』이라고 발언,「한국-유럽」의 공조체제 가 어디까지나공동개최 성사 자체에 초점을 맞춘 한시적인 것임을 못박은 바있다. 반면 아벨란제회장은 TV중계권을 둘러싸고 극한대립을 벌였던 데이비드 윌(스코틀랜드)FIFA부회장을 최근 측근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폴 힐가드(덴마크)위원과도 밀월관계를 유지하는등 「유럽표 다독거리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 가다.
벨기에와 노르웨이의 집행위원들도 모호한 태도때문에 안심할 수없는 표로 지목되고 있다.
취리히=신성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