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제2의 대만 건설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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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호주에 제2의 대만이라도 건설하려는 것일까.
대만 국민당(國民黨)의 자금원인 당영(黨營)사업관리위원회가 무려 1천억대만위안(약 2조8천억원)이상을 투자,초대규모의 호주북부지역 종합개발계획을 추진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일 리덩후이(李登輝)총통에게 보고된 이 계획은 93년3월 당관위(黨管委)가 발족한 이래 최대규모일 뿐만 아니라 李총통이 당관위의 해외투자를 통해 순방외교의 터를 닦아온 점을 볼 때도 큰 주목거리다.
◇사업계획및 규모=호주북부 최대도시인 다윈에서 중부지역 앨리스 스프링스를 연결하는 새 철도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개발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워낙 방대한 지역이라 향후 개발될 부지의 면적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대만면적(3 만5천9백81평방㎞)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은 당관위의 주도하에 웨성창(悅昇昌).광화(光華).중화카이파(中華開發)공사등이 참여,1천억대만위안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며 호주측에선 북호주.남호주 당국이 각각 1억호주달러(약 6백26억원)이상을 투자한다.
대만은 이 지역에서 설탕과 새우양식등 농.어업 외에 핵연료의원료인 우라늄광산개발.부동산업.이민사업등을 다양하게 펼칠 예정이다. 또 다윈시엔 대만의 치성(啓聖)공사가 호주투자의 본거지가 될 21층 규모의 건물을 짓게된다.
◇개발방식=먼저 다윈과 앨리스 스프링스간의 전장 1천4백㎞에달하는 철도를 2백10억대만위안을 투자,4년간에 걸쳐 부설한다. 철도 완성후 호주정부는 철도연변의 농목업.어업.광업등에 적합한 토지개발권을 대만에 준다.여기엔 우라늄광산 개발권도 포함돼 있다.
◇개발의의=대만언론들은 이같은 당관위의 호주투자를 대만의 자금과 인력의 대이동으로 풀이하고 있다.즉 과거 당관위가 주도했던 이스라엘과 요르단등에 대한 투자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본격적인 대만인의 해외이주라는 것이다.
대만은 이를 위해 대만과 시차(時差)가 없는 투자지역을 조사해왔으며 호주는 바로 이런 점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조건도 대만과 비슷해 투자최적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과거 당관위의 해외투자가 모두 李총통의 해외순방과 연결된정치적 배경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투자 또한 대만과 호주의 외교관계개선에 어떤 작용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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