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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구가톨릭교회 여성신부 첫 탄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독일 구가톨릭 사상 처음으로 여성신부가 탄생하게 된다.주인공은 앙겔라 베를리스(31)와 레기나 피켈(48).이들은 26일과 27일 오순절을 기해 콘스탄츠에서 구가톨릭교단의 신부로 임명된다.사제의 결혼을 허용하는등 비교적 자유로운 교리를 갖고 있는 구가톨릭에서도 이번 여성 사제 임명은 세계 최초의 일이다. 어릴 때 소아마비에 걸린 피켈은 수녀가 되기로 결심했다.그러나 수녀원은 더 이상의 일에 대해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수도원의 문은 여성에게 굳게 잠겨 있었던 것이다.
베를리스는 『여성은 교회에서 청소나 하고 커피를 끓이는 일보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며 사제의 길을 염원한 끝에결실을 보게 됐다.
구가톨릭이 여성에게 사제의 길을 개방하기 시작한 것은 88년부터.25년동안의 오랜 논란 끝에 신부가 되기 전에 받는 부제(副祭)에 여성을 임명할 수 있게 했다.이어 지난 94년 사제직은 물론 주교직도 여성에게 허용했다.
요아힘 포베 독일 구가톨릭 주교는 『여자는 교회에서 침묵해야한다』는 신약 고린도서의 구절은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그는 『예수는 단지 여자이기 때문에 사제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여성신부의 탄생을 옹호하고 있다.
구가톨릭교회의 여성 신부 임명에 대해 로마가톨릭은 반대입장을분명히 하고 있다.독일의 요하네스 디바 대주교는 『구가톨릭은 이로써 가톨릭이기를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구가톨릭은 1870년 원시 기독교 개혁운동의 하나로 출발해 로마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왔다.교황의 무오류성(無誤謬性)과 교회법적인 전능을 수용하지 않는 구가톨릭은 사제의 결혼을 허용하고있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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