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1번지>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회장의 의중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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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의 의중은 무엇일까.
한.일간의 2002년 월드컵 유치전이 돌연한 「공동개최론」의부상으로 혼미에 빠져든 가운데 공동개최 결정의 키를 쥐고있는 아벨란제회장은 26일 포트 오브 스페인에서 제1회 쉘-엄부로카리비안축구대회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 최능력이 없는국가는 아예 유치신청을 하지 말아야할 것』이라며 강경하게 「1국 개최」규정 준수를 고집했다.
강경일변도의 아벨란제회장은 오는 31일 FIFA집행위원회에서개혁파(반아벨란제세력)와의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한때 FIFA의 공동개최수용의사로 비춰졌던 헤런 FIFA대변인의 『규정개정이 이뤄질 경우 7월3일 총회의 인준을 거 쳐야 한다』는발언도 결국 유치신청회람을 FIFA회원국에 돌리는 등 유치신청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뜻으로 수년간 총력전을 펼쳐온 한.일양국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자신이 장악하고 있는 FIFA기구를 통한 결사항전을 천명한 셈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첫째는 일본과의 갈등설.일본 덴쓰사가 대주주로 있는 광고사 ISL의 후원을 배경으로권력을 다져온 아벨란제회장은 일본이 개최지가 되는 것을 원하지만 세불리를 느낀 일본의 「개혁파 수용」권고에 반발하고 있다는것이다.그의 권력기반을 스스로 허물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나가누마 겐 일본축구협회장이 26일 서둘러 『25일 「FIFA결정 수용」의사가 공동개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것도 아벨란제회장의 강경입장을 염두 에 뒀다는 것이다.최악의 경우 7월3일 총회에서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판단도 이를 뒷받침한다.다른 하나는 권력누수를 방지한다는 것이다.최근 유럽은 물론개혁파의 파고가 중남미까지 넘어들자 FIFA기구를 장악한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조, 막판 표이탈을 막는다는 것이다.
결국 노련한 아벨란제회장은 28일 집행위원회 개막 이후가 표대결의 향배를 가름한다는 점을 감안,막판까지 몰고간 뒤 개혁안을 수용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공동개최론 부상에대해 한때 허탈한 표정을 짓던 정몽준회장이 새삼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아벨란제회장의 강경입장을 재확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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